고양이는 까다롭고 예민한 동물이어서 사람들이 보는 데서 좀처럼 교배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암컷이 발정이 오면 약 5일 동안 수컷과 합방을 시켜 자연 교배가 되도록 해준다. 고양이는 번식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난소나 자궁을 제거해 주는 피임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코가 낮은 종류의 고양이들은 눈물샘이 막히기 쉬울 뿐만 아니라 눈물도 잘 난다. 게다가 코 쪽의 눈꼬리에 적갈색의 때가 끼기 쉽다. 애완동물 전용 눈 세척제를 탈지면에 적셔서 눈 주위를 닦아 주어야 한다. 바로 페르시안과 히말라얀 고양이이다.
귀는 새끼 고양이 때부터 조심스럽게 닦아 주어서 버릇을 들여야 한다. 이때는 면봉 끝에 애완동물용 눈 세척제를 발라서 조심스럽게 닦는다. 너무 안쪽까지 면봉을 넣는 것은 속귀의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귀지가 유난히 많은 경우에는 일단 수의사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예방 접종을 해줘야 평생 건강의 기틀을 잡아 줄 수 있다.
바이러스성 비기관지염은 고양이에게 가장 많은 질환 가운데 하나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감염되며 호흡기뿐만 아니라 소화기 질환도 일으켜 나중에는 설사를 한다. 이 병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3∼4일 만에 열이 높아 눈빛이 흐려지고 눈물이나 눈곱이 끼며 기침이나 재채기도 한다. 질병이 발생하면 속히 수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고,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주어야 한다.
범백혈구 감소증은 고양이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특히 어린 고양이에게 발병하기 쉽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짧은 잠복 기간을 거쳐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원기가 부족하고 잘 먹지도 않다가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가만히 웅크리고만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열이 높고 구토로 인한 탈수 증세가 함께 나타난다. 설사나 혈변이 나오기도 한다. 이때는 백혈구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여러 가지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상태이다. 나중에는 탈수로 인해 체온이 낮아지고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잃게 된다. 질병에 걸린 고양이에게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보급해 주면 치료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다른 고양이들과는 격리시켜야 한다. 만약 임신한 고양이에게 감염이 되면 바이러스가 태반에 침입하여 유산이나 사산을 할 수도 있다. 이 질병 역시 수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며, 평상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칼리시바이러스는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비기관지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약 3일 동안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 발열, 원기 부족,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리고 콧물과 눈물이 나고, 결막염, 혀, 입술, 입안, 콧등의 궤양, 폐렴 중 어느 것인가가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대부분 2주 안에 회복되나 폐렴을 일으키는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칼리시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극소량의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고양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 발병하면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며, 예방 접종을 통해 질병을 막아 준다.
백혈병은 빈혈이나 면역력의 저하, 유산, 신장병 등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 병에 감염되거나 발병한 고양이는 3∼4년 내에 죽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하지만 감염되어 완치되는 고양이도 많다. 갓 태어나자마자 감염되면 100%가 죽지만 이유기를 지나 감염될 경우엔 50%, 1세 이상 된 고양이의 사망률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감염되면 첫 1∼2개월은 식욕이 떨어지는 등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그러나 심각한 증세는 훨씬 후에야 나타난다. 또 이 질환이 발생하면 시력 장애가 동시에 나타난다. 병에 걸린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과 격리시켜야 하며 접촉을 피해야 한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예방 접종을 해주는 것이다. 질병이 발생하면 곧바로 수의사를 찾아 상담하도록 한다.
전염성 복막염은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복막염을 일으켜 복수가 차는 병이다. 복수와 흉수가 차는 경우와 간장이나 신장에 딱딱한 응어리가 생겨서 진행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원기 부족, 식욕 부진에다 열이 오르며 설사로 인해 몸도 매우 야윈다. 흉수가 고여 호흡이 곤란하며 흉수가 뇌에까지 침입하면 마비 등 신경 증세를 보인다. 또 눈에 염증이 일어나 눈동자가 흐려진다. 일반적으로 병이 발생하면 서서히 진행되지만 사망률은 대단히 높다. 특히 빈혈과 쇠약 증세가 일어나고 신경 증세까지 나타나면 최악의 상태로 봐야 하며 이쯤 되면 거의 회복될 희망은 없다. 예방 접종으로 더욱 확실한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다. 만약에 전염성 복막염이 발병하면 곧바로 수의사를 찾아야 한다.
콕시디아는 주로 아기 고양이에게 감염이 잘되며 걸리면 설사를 한다. 물 같은 설사나 혈변을 배설하는 수도 있고 심하면 탈수, 쇠약 증세까지 온다. 콕시디움은 병원충의 일종으로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 속에 오시스트를 배출한다. 병든 고양이의 배설물은 곧바로 치워서 감염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설파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수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충의 일종인 톡소플라스마는 자연계에 널리 퍼져 있다. 어른 고양이가 감염되면 별 탈없이 끝나지만 새끼 고양이가 감염되면 죽기도 한다. 증상은 열이 나고 원기 부족, 식욕 감퇴, 구토, 설사, 호흡 곤란, 황달, 눈의 이상 등 여러 가지이다. 위생적인 관리를 하면 면역이 약한 고양이라도 별 문제는 없다.
신염, 방광염 등의 염증은 요도 폐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밖에 고미네랄 식사, 비타민A 부족, 호르몬 분비의 이상 등이 원인이며 수고양이에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신우, 수뇨관, 방광 및 요도가 결석으로 막혀서 오줌을 배설할 수 없는 병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빈번히 성기를 핥거나 자주 화장실에 가서 앉았다 섰다 하면 일단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동작 때문에 간혹 변비로 착각하는 수도 있다.
요도 폐쇄가 계속되면 방광염 등이 발생하여 혈뇨가 나오게 된다. 이때 고양이는 잔뜩 등을 구부린 채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증세가 심화되면 기운을 잃고 탈수 증세를 보이고 구토를 반복하는 요독증을 일으킨다. 결석을 제거하려면 약물을 복용하여 용해시키는 방법 등이 있으나 수의사에게 수술을 의뢰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수의사 처방 식품을 먹이도록 한다.
모구증은 헤어볼이라고도 하며 페르시안이나 히말라얀 등 장모종 고양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고양이는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동물이므로 자기 몸을 핥아서 단정하게 하는 일이 많은데, 이때 잘못해서 털을 삼키게 되면 위 속에 쌓이게 되고 그 안에서 털들이 공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식욕은 있으나 먹으면 토해 버리거나 어딘지 모르게 기운이 없어지고 식욕이 없어 점점 마른다. 또 하루 종일 위액을 몇 번이고 토한다. 위 속에 털이 많이 쌓이게 되면 고양이는 자꾸 풀이나 화초 같은 것을 먹으려고 하는데, 이것은 풀을 먹어서 위를 자극해 모구를 토해내고자 하는 것이다. 가벼운 증세의 경우 샐러드유를 2∼3스푼 정도 먹이면 변과 함께 모구를 배설하거나 토해낼 수도 있다. 중증의 경우엔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매일 털 손질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털갈이를 할 때엔 빠진 털이나 불필요한 털을 브러싱으로 완전히 제거해 주어야 한다.
곰팡이에 의해 피부 손상을 입게 되면 우선 얼굴, 귀, 머리, 네 다리 등에 동그란 원형 탈모증이 시작된다. 탈모 부분은 회색을 띠거나 피부에 하얀 비듬이 많이 나와서 동전 모양을 보인다. 링웜이다. 이 곰팡이균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서 한 마리가 감염되면 다음에 다른 고양이에게 전염되고 즉시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특히 어린 고양이는 균이 침투하기 쉽다. 처치가 늦어지면 전신에 퍼져 버리는 일도 종종 있다. 만약 고양이의 털이 동그란 모양으로 빠지고 피부에 비듬이 많이 나오는 듯 하면 곧바로 수의사에게 보이고 치료하여야 한다. 피부병을 치료하는 연고제와 스프레이 약용 샴푸 등이 있으나 복용하는 약을 같이 써야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평소에 일광욕을 자주 해주고 통풍이 잘되도록 한다. 그래야 털이 습하지 않게 되고 자연스럽게 피부병의 발생률이 줄게 된다.
윤신근 박사(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05호(12월4일~10일자)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