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색 동방신기·JYJ, 2009.7~2012.11 전쟁사

기사등록 2012/11/28 17:22:11 최종수정 2016/12/28 01:37:32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듀오 '동방신기'의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와 트리오 'JYJ'의 전속계약 분쟁이 3년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2009년 7월31일 동방신기 출신인 JYJ의 김재중(26)·박유천(26)·김준수(25)가 SM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내면서 분쟁은 시작됐다.

 당시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라는 이름의 세 멤버는 계약과 활동에 대한 불만에 품고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동방신기의 다른 두 멤버 유노윤호(26)와 최강창민(24)은 빠졌다.

 세 멤버가 처음부터 동방신기를 탈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가처분 신청은 절대로 동방신기의 해체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13년이라는 전속 계약 기간과 불공정한 수익 배분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SM은 각종 수입에 대한 다양한 분배 통로가 있다고  해명하면서 한류그룹으로 성장한 동방신기의 활동을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들 셋이 SM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고, SM과 JYJ의 대립은 첨예화했다. 다만, 법원은 수익 배분 문제에 관한 판단은 본안 소송의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3명은 SM이 출연을 거부한 시상식으로 그해 11월 열린 '2009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 출연하면서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1월 준수가 동방신기 시절 사용한 '시아'라는 이름을 떼고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하면서 이 같은 행보는 가속화됐다.

 2010년 4월 동방신기는 국내에 이어 일본 활동도 중단하면서 모든 활동을 멈췄다. 같은 달 SM은 서울중앙지법에 3인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하고, 본안소송을 냈다. JYJ도 같은해 6월 전속계약 효력부존재 확인 소송으로 맞섰다.

 준수·재중·유천은 이 와중에 일본에서 그룹결성을 선언하고 같은 해 6월부터 일본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들은 같은 해 6월 SM을 상대로 "음반판매 등 수익금의 일부를 지급하라"며 또 다른 소송을 냈다.

 2010년 8월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10 월드투어'에서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두 명으로서는 처음으로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걸고 무대에 올랐다. 그해 10월 3명은 매니지먼트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각자 이름의 영어 알파벳 이니셜을 딴 그룹 'JYJ'로 돌아왔다. 미국 힙합스타 카니예 웨스트(35), 로드니 저킨스(35) 등과 손잡고 첫 월드와이드 정규앨범 '더 비기닝'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같은 해 10월 SM은 서울중앙지법에 3인과 씨제스 간 체결된 전속계약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더 비기닝' 발매금지 가처분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1년 1월 유노윤호·최강창민이 동방신기를 2인 체제로 재편하고 2년3개월 만에 정규 5집 '왜'(Keep Your Head Down)'를 발표하면서 양측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SM과 JYJ의 분쟁은 연예 생태계의 여러 구조를 노출하면서 수많은 논란 거리를 낳았다. 특히, 기획사와 소속 아이돌과의 계약 관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수면 위로 드러낸 계기가 됐다.

 2010년 12월 SM은 연예인들과의 전속 계약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소속 연예인·연습생과 불공정한 전속계약 체결과 관련, SM이 자발적으로 시정한 점을 감안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룡인 SM이 JYJ의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을 방해했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외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강력한 팬덤으로 유명한 동방신기(JYJ) 팬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JYJ의 방송 활동 권리 보장과 인권 보호를 요구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라이브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으로 첫 실력파 아이돌로 통하는 동방신기는 2004년 싱글음반 '허그'로 데뷔했다. 이후 '라이징 선', '믿어요', '풍선' 등을 히트시켰다. 2008년 4집 '미로틱'을 발매, 5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을 주축으로 중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한류를 개척한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SM과 JYJ가 "향후 서로간 관련될 일이 없어 상호간섭하지 않기로 해 재판을 마무리했다"고 전한 만큼 앞으로 5인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동방신기는 6집이자 듀오로서 2번째 정규 앨범 '캐치 미'를 발매하고 후속곡 '휴머노이드'로 활동 중이다. 지난 17일 서울을 출발한 월드 투어를 내년 1월 홍콩을 비롯한 세계에서 벌일 예정이다.

 JYJ는 솔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김재중은 영화 '자칼이 온다'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했으며 박유천은 MBC TV 수목극 '보고싶다'에 출연 중이다. '시아'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 중인 김준수는 30일 독일에서 유럽 투어 피날레를 장식한 뒤 12월 29~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2012 시아(XIA) 발라드& 뮤지컬 콘서트 위드 오케스트라'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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