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동국사에 따르면 일본 우익들의 독도관련 망언과 일제강점기 조선 병탄에 대해 무성의로 일관하는 일본정부와는 달리 일본 조동종의 의식 있는 스님들이 과거를 참회하고 사죄하는 비석을 건립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석 크기는 가로 3m 높이 2.3m로 일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병기하였으며 원래 장문이었던 참사문을 발췌해 음각 했다. 석재는 최고급 국내산 황등석으로 제작됐다.
주요 내용은 "해외포교라는 미명 하에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영합해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인권 침해와 문화멸시, 일본 문화 강요, 존엄성 훼손 등은 불교적 교의에 어긋나는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로 이를 진심으로 사죄하고 참회한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 폭거, 창씨개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말살해 버렸는데 조동종은 그 첨병이었다. 민중에 대한 선무공작을 담당했으며 자진해서 첩보 활동을 행한 승려조차 있었다.
불법을 세속법에 예속시키고 타민족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침탈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우리는 맹세한다. 두 번 다시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비석은 조동종 승려가 회장으로 있는 '동지회(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가 주관해 건립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사 주지 종명 스님은 "참사문 비석은 패망후 68년 만에 일본인들 스스로 한국에 세우는 참회의 비석"이라며 "참사문은 불교의 중도사상을 바탕으로 지난 과오를 부처님께 참회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선언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국사는 비문에 진성성이 있다고 판단돼 참회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제막식을 계기로 선린 우호적인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국사는 1909년 조동종 스님이 창건한 국내유일의 일본식 사찰로 해방후 동국사로 개명했으며 고은 시인의 출가 사찰로도 유명하다.
동국사는 조선시대에 조성된 보물 제1718호(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 삼존상 및 복장유물 373점)와 국가등록 문화재 제64호(동국사 대웅전)를 보유한 문화재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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