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펼쳐진 '2012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데뷔 20년 만에 처음 내한한 영국의 세계적인 얼터너티브 록밴드 '라디오 헤드'는 이름값을 했다.
1992년 첫 번째 싱글 앨범 '크립'으로 데뷔한 라디오헤드는 1993년 이 싱글이 수록된 정규 1집 '파블로 허니'를 내놨다. 1997년 발표한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 'OK 컴퓨터'로 세계적인 밴드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정규 앨범 8장을 발표했다.
'로터스 플라워' '카르마 폴리스'를 3만명의 록 팬들이 별이 빛나는 야외에서 '떼창'하는 진풍경도 빚어졌다. 흑백과 분할 화면을 오가는 화려한 영상은 공연과 밤을 밝히는 또 다른 장치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이들은 최대 히트곡 '크립'은 들려주지 않았다. 2009년 8월 영국의 음악 축제인 레딩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부른 것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크립'이 없어도 라디오헤드는 과연 라디오헤드였다. '크립'이 주는 중압감으로 이 곡을 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디오헤드 멤버들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지글거리는 사운드로 '크립'을 듣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CJ E&M 관계자는 "라디오헤드는 음식도 해외 브랜드 대신 공연장 인근에서 조달할 수 있는 품목이면 가능케 했다"며 "대기실 전구도 전력 소비가 낮은 형광 전구를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덕분에 공연장 모든 스태프들이 물통을 사용하도록 지침이 내려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16년 만에 재결성한 록밴드 '들국화'의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1985년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이 수록된 들국화 1집은 대중음악사 최고 명반으로 손꼽힌다. 활동 중인 밴드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만큼 이들의 복귀는 관심사였다. 한 때 몸이 쇠약해졌던 전인권은 특유의 탁한 고음을 마음껏 내지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개막 첫날인 이날 3만5000명이 운집했다. 지난해 첫날 2만1000명보다 1만4000명이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청중이다. 전날부터 5000명 규모의 캠핑촌은 이미 꽉 찼다. 주최측은 추세대로라면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의 연인원이 11만명이 넘을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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