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영화배우 윤여정(65)과 김강우(34)가 영화 '돈의 맛'(감독 임상수)에서 31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베드신을 펼친다.

 윤여정은 30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베드신이 곤욕스러웠다. 찍는 날 강우와 나는 시합에 나가는 선수같이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전도연을 두고 '시원하게 옷을 잘 벗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도연은 그런 말을 정말 싫어한다. 전도연은 잘 벗는 게 아니라 감독님의 의도를 잘 이해한 것이다"고 베드신에 임하는 배우로서의 자세를 설명했다.

 "김강우는 너무 어리다. 같은 또래끼리 베드신을 찍으면 '진짜 찍기 싫다'고 싫은 티도 낼텐데 나는 강우에게 어른으로서 위엄을 지켜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NG도 없이 가야했다. 오케이 사인이 났을 때 영화가 다 끝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한 뒤 "내가 영화에서 벗은 것은 '백금옥'일 때이고, 김강우가 아닌 '주영작'을 탐했다. 하지만 욕정, 탐한다는 등 표현이 너무 싫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여정은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표독스런 안주인 '백금옥'으로 열연했다. 늙은 아버지에게 새파랗게 젊은 여자를 갖다 바친 대가로 집안의 부를 상속받았다. 돈이 곧 권력인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젊은 비서 '주영작'(김강우)의 젊은 육체를 탐한다.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영작을 맡은 김강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윤여정, 김효진 두 모녀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백씨 집안의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도맡아하며 당혹스러운 장면이 많았다. 하지만 시키면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몸매 관리를 위해 3개월 동안 식단 관리를 해야만 했다. "감독님이 원망스러웠다. 대부분의 현장은 몸을 보여주는 장면들을 몰아준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초반에 하나, 중반에 하나, 끝에 하나 넣어 놓았다. 석 달을 거의 굶었다. 감독님이 다이어트를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게 더 압박이었다."

 "윤여정 선생님도 원망스러웠다. 베드신 같은 경우 윤 선생님이 '못하겠어요'라고 하면 감독이 말려줄 것 같았다. 하지만 슛이 들어가면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해줬다. 내가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로 열띤 현장 분위기를 알렸다.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권력과 욕정과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다. 금옥, 영작 외에 백씨 집안 그룹의 회장이자 '백금옥'의 남편으로 돈에 중독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윤 회장'으로 백윤식(65), 영작에게 끌리는 백씨 집안 장녀 '나미'로 김효진(28)이 출연한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5월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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