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영화 속의 두뇌전쟁史' 그것을 알려주마

기사등록 2011/12/30 09:01:00 최종수정 2016/12/27 23:16:06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한국영화계가 상상도, 시도도 하지 못하는 분야가 SF와 괴수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영화의 핵심은 상상력으로 인한 사회적 메타포에 있다. 이 두 장르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바로 '과학적 고증'과 '볼거리로서의 괴수'가 필수적이라는 믿음이다.

 SF는 발상지인 서양문명의 특장인 '과학'적 소재를 가지고 세계와 인간과 사회와 문화에 대한 메타포를 창출해내는 분야라 할 수 있다. 메타포를 창출해내는 재료로서 과학이라는 '외형'을 빌리는 것이지 과학적 '고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유의 우주모험 영화의 지대한 영향 탓에 SF라고 하면 우주활극이나 미래기계나 레이저 빔 등을 연상한다.

 '괴수영화 속의 두뇌전쟁史'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에 소개된 괴수영화를 주제로 삼아 해당 작품이 어떤 사회문화적 환경 하에서 어떤 추상적 주제가 어떻게 창조되고 구체화됐는지 설명하고 있다.

 서양고전 몬스터 영화에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욕망과 무엇보다도 '독재'에 대한 불안감이 짖게 배어있다. 1927년 영화 '메트로폴리스'에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영화 역사상 최초로 '로봇'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1920년대 독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1933년 영화 '킹콩'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인종 간의 착취, 독일의 정치상황을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킹콩'은 현대 괴수영화의 필수 3요소인 '거대짐승', '언론', '군대'의 틀을 확립했다. 이를 계승한 일본의 대표적 괴수영화 '고지라' 시리즈는 20세기 들어 계속된 침략과 패전의 역사를 반추하게 하는 메타포로 시작한다. 전쟁의 당사자 책임, 노동력 징발, 여성 납치, 미국과 일본의 애증, 천년 왕국, 최종병기 등 20세기 일본의 전쟁사를 알아야 제대로 해석될 수 있는 시각적 메타포로 가득 차 있다.

 1980년대에는 군비경쟁 재발로 인해 동서양에서 거대괴수와 몬스터들이 대량으로 쏟아진다. 영국 황색언론이 1931년 대대적으로 퍼뜨린 '괴물얘기'처럼 괴수를 감질나게 보일 듯 말 듯 묘사한 것이 지금의 리메이크 시대, 테러와의 전쟁 시대에 유행이 된 최신조류까지 살펴본다. 최석진 지음, 312쪽, 352쪽, 1만3000원, 1만5000원, 그노시스

 gogogir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