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주의의 폐해를 고발한 ‘긍정의 배신’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알려진 에런라이크가 이번에는 약자를 짓밟고, 부를 독식하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린 1% 초부유층을 정조준한다.
직원들을 대량 해고해 놓고 전별금으로 수억 달러를 챙기는 대기업 CEO, 가난한 환자를 내치고 경찰까지 동원해 치료비를 받아내는 병원, 엄청난 보험료를 받고도 보상은 절대 해주지 않는 보험사, 선거 때만 되면 불법체류, 동성애, 낙태 같은 똑같은 레퍼토리 들고 나와 판을 뒤집는 한결같은 보수주의자 등이그의 표적이다.
도덕과 정의가 실종된 시대에는 정공법보다 ‘나는 꼼수다’와 ‘개그콘서트’식의 풍자와 조롱과 야유가 더 와 닿는다. 저자의 문체는 특권층, 근본주의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자기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에런라이크는 1970년대 반전 운동과 여성 건강 증진 운동부터 최근의 노동과 문화 비판에 이르기까지 활동가, 사회 운동가로서의 삶에 충실하면서 그 경험을 저널리즘의 밑천으로 삼아 왔다. 어떻게 사회활동과 저널리스트 일을 동시에 해내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한다.
“사회문제를 논하면서 실천 활동에 눈 감는 삶을 나는 오히려 상상할 수 없다. 내 글은 모두 이런 시민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며 글의 소재나 영감 또한 대부분 내 옆의 시위자나 피케팅을 하고 있는 동료 등 현장에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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