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내시경 덕분에…'퇴행성관절염' 수술 안전

기사등록 2011/11/28 12:26:57 최종수정 2016/12/27 23:06:26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퇴행성관절염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도 수술만은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관절수술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주변의 말도 수술을 기피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28일 관절치료전문 세정병원(고재현 원장)에 따르면 이 같은 이유들로 치료를 미루거나 입증되지 않은 비수술적 요법 등을 하다가 병을 더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최모(60ㆍ여)씨는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관절내시경수술이 필요하다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수술 후 앉은뱅이가 된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치료보다는 관절에 좋다는 각종 음식을 구해다 먹는 것을 택했다. 몇 년 동안 고양이나 지네 등 '관절에 좋다더라' 하는 민간요법을 해봤지만 관절염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무릎이 아파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상태가 돼 다시 병원을 찾은 최씨는 상태가 더 악화돼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관절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함께 노화하며 오랜 퇴행성변화로 연골이 닳고 닳아 뼈끼리 부딪쳐 통증이 일어나는 질환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노년에 잘 발생하는 탓에 환자들은 ‘어쩔 수 없는 병’이라 생각하고 상당수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다.

또한 억지로 자녀가 모시고 병원을 찾아 수술 진단을 받아도 노년에는 전문의보다 주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경향이 있어 다른 치료법을 수소문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에 좋다는 음식이나 각종 민간요법, 수술 없이 관절염을 치료한다는 주사요법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연골에는 혈관이 없어 한번 닳아버리면 자연치유가 불가능하며 민간요법이나 주사요법 등은 비교적 초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중기나 말기 퇴행성관절염에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계속 전문적인 치료를 미루다 보면 퇴행성관절염이 너무 악화돼 고도말기에 이르게 된다. 고도말기 퇴행성관절염에는 극심이 통증이 수반되어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며 관절 자체를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관절수술은 최후의 보루이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되려 최선의 치료법일 수 있다. 더구나 최근의 관절수술은 관절내시경이 도입되면서 효과와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

고재현 원장은 "자기관절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관절내시경수술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계속 수술을 피하다가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퇴행성관절염은 보존적인 요법으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며 수술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시기를 더 놓치지 않고 빠르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 병의 방치와 잘못된 진단 피해야

퇴행성관절염 같은 관절질환은 내부를 정확히 들여다볼 수 없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관절검사에 이용되는 X-ray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도 직접적으로 관절내부 상태를 살피지 못해 검사를 맡은 전문의마다 진단이 다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퇴행성관절염이 낫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이 정확하지 않은 진단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로 이때 중요한 것이 전문의의 축적된 임상경력이다.

관절질환은 환자의 성별, 나이, 신체적 특성, 병변의 상태 등이 달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여러 변수를 고려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진단 결과 수술 판정이 내려졌다면 중기나 말기에는 관절내시경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관절내시경은 지름 3.5mm 직선 모양의 원통형 금속관에 특수 렌즈를 부착한 의료장비다. 관절 부위에 4~5mm의 작은 구멍 3개를 만들고 내시경을 삽입한 후, 관절 안의 모습을 비디오 화면으로 보면서 진단과 직접적인 수술이 이뤄진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관절내시경으로 마모된 연골에 구멍을 내어 재생을 유도하는 연골성형술과 골천공수술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이 현저히 경감되며 생활에 큰 불편 없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재현 원장은 "22년전 국내에 관절내시경과 수술법을 도입했을 때는 매우 어려운 고난도 수술이었고 잘 알려지지 않아 하루 평균 수술건수가 2~3건에 불과했다"며 "최근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진단이 정확하고 절개가 필요치 않다는 점, 회복시간이 빠르다는 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절내시경은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통풍성관절염, 십자인대파열, 반월상연골파열, 발목인대손상,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충돌증후군, 석회화건염, 테니스엘보, 골프엘보 등 거의 모든 관절질환의 검사와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진성기자 cjs@newsis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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