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 13일(한국시간)부터 아이폰의 최신 운영체제(OS)인 iOS5 배포를 시작했다. 기존 버전에 비해 속도가 향상되고 클라우드 서비스, 무료 메시지 서비스(iOS5 사용자 간) 등이 가능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iOS5 업그레이드에는 기존 탈옥폰에서만 가능했던 기능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개별 통화목록 삭제'와 '알림센터 탑재', '카메라 버튼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 사용자들 불만 가운데 하나는 개별 통화목록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목록 전체를 지우는 건 가능하지만 일부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iOS5에는 개별통화 목록을 지울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이는 탈옥폰에서 가능하던 기능으로, 자신의 통화목록을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길 원했던 많은 사용자들이 탈옥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카메라 버튼 개선도 이번 iOS5 업그레이드에서 눈길을 끄는 기능이다. 기존 아이폰은 화면 하단의 작은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특히 전면 카메라가 없는 아이폰3GS의 경우 셀카족(셀프카메라족)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이 역시 탈옥으로 해결하는 사용자가 많았다.
iOS5는 아이폰 외부 측면의 소리조절 버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화면잠금(락 스크린) 상태에서도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버튼도 추가했다.
'알림센터' 기능도 탈옥폰에서 가능했던 기능이다. 기존 아이폰은 문자메시지나 애플리케이션의 정보가 있을 경우 화면 중앙에 알림창이 뜨면서 표시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게임이나 영화 감상시에 불편한 요소로 지적됐다.
iOS5에서는 화면 맨 위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내면서 나타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상단의 알림센터를 밑으로 끌어 내리면 부재중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주식, 날씨정보 등도 알려준다.
애플은 탈옥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각종 기능을 자사의 정식 OS에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애플사의 탈옥폰 기능 흡수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애플이 공개한 iOS4 역시 탈옥폰의 기술을 대거 적용했었다.
iOS4 업그레이드 당시에는 폴더 기능을 추가하고, 배경화면을 각종 사진으로 꾸밀수 있도록 한 것. 또한 iOS4.3 업그레이드 때는 아이폰을 모뎀으로 사용해 아이패드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테더링' 기능도 흡수했다.
주기적인 업그레이드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지만 탈옥폰 사용자 숫자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탈옥을 하는 유저들의 대부분이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불법으로 무료 또는 헐값에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콘과 효과음 등을 자신이 원하는 테마로 꾸밀수 있다는 점도 탈옥폰 유저들이 꼽는 주요 장점이다.
탈옥폰을 통해 신천지를 맛볼 수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악성코드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 은행, 증권 등 금융 뱅킹 관련 앱의 설치가 불가능하거, 순정 아이폰에 비해 동작속도가 느리다. 무엇보다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임의 해제할 경우 애플의 보증기간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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