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패·계백…무럭무럭 노영학, 듬뿍듬뿍 물 주자

기사등록 2011/09/04 08:11:00 최종수정 2016/12/27 22:41:34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서 젊은 시절의 의자왕자를 연기했던 노영학(18)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탤런트 노영학(18)은 두 얼굴이다. 평소에는 귀엽고 철없는 남동생 같지만, 연기를 할 때는 무서운 집중력을 드러낸다.

 어린 나이에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한없이 진지하다. 인기에도 심드렁하다. "평생 연기할 것이기 때문에 서른 살 쯤에 인기를 얻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그 시기가 적당한 것 같다"고 답할 정도다. 서두르지 않고 미래를 차근차근 설계하는 노영학을 마주하면 절로 긴장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문화센터를 함께 다닌 친구의 소개로 드라마 녹화현장을 들락거리면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엄마 손에 이끌려 촬영장을 기웃거리는 치맛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해야 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이지만 중학교 때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니 반대했다. 화가인 아버지는 예술가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알기 때문에 우려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고, 어머니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교관으로 성공하길 바랐다. 결국 내 고집과 열정에 백기를 들었지만 무엇 하나 쉬운 것은 없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서 정치적 야망을 숨기고 어리바리 바보 행세를 하는 의자왕자의 아역 노영학이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연기를 시작했던 노영학은 '매 작품마다 스스로 커간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연기가 재미있다고 말하고 있다.  go2@newsis.com
 일찌감치 꿈을 찾은 덕에 스타트는 빨랐지만 도약에는 시간이 걸렸다. 5년 넘게 보조출연자를 거쳐 2010년 드라마 '자이언트', '로드 넘버원'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어 2011년 '짝패'와 '계백'에서 단연 눈에 띄는 연기로 명품 아역의 선두에 섰다. 수년간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현장의 실제와 연기공부의 이론을 차근차근 병행한 덕분이다.

 특히 '계백'에서는 '의자'역을 통해 무겁고 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성과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도 버킷 리스트, 즉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에 넣을만큼 애착이 큰 역할이었다. 그동안 연기하고 싶었던 역사 속 인물인 흥선대원군, '짝패'를 찍을 때 눈독을 들인 '귀동'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계백' 시놉시스를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할 때 흥선대원군과 귀동이가 떠올랐다. 둘 다 모두 해보고 싶었던 역이라 미리 생각해 놓았었는데 그게 도움이 됐는지 이전보다 덜 힘들고 재밌게 촬영했다. 의자가 워낙 복잡한 인물이어서 표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여태까지 풀어진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못했는데 어딘지 부족하고 허술한 부분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서 정치적 야망을 숨기고 바보 행세를 하는 의자왕의 아역 노영학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노영학은 뼛속까지 연기자인 듯한 분위기다. 그렇다고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기 꽤 한다고 자만하던 지난해 MBC TV '로드 넘버원'은 노영학을 절망케 만들었다.

 "'로드 넘버원' 때 가장 많이 혼났다. 그 전까지는 잘한다는 생각을 조금 했는데 김진민 감독이 가짜로 연기한다고 많이 나무랐다. 그때 이후로는 '연기를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도록 그려야지'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이 편하게 연기해도 방송은 나가지만 감동을 덜 주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잘 못하더라도 진심을 담아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역이라는 꼬리표가 족쇄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아역이라고 해서 성인보다 못하거나 다른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어린 시절을 연기할 뿐"이라는 신념과 자신감이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서 정치적 야망을 숨기고 바보 행세를 하는 의자왕의 아역 노영학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연기 행보를 보면 일견 수긍이 간다. 운명의 장난으로 노비의 자식이 된 '천둥'(짝패)부터 시대 상황으로 군인이 된 소년(로드 넘버원), 엄마의 죽음을 가슴에 품고 복수를 꿈꾸는 비운의 세자(계백)까지 녹록지 않은 배역들이다. 드라마 속에서는 흔한 부잣집 아들, 인기 있는 훈남, 엄친아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역할을 구분 짓거나 어려운 역할을 해냈을 때의 희열 때문에 일부러 고난의 길을 간 것은 아니다. 단지 들어오는 시놉시스에서 첫 느낌이 강하게 오는 역할을 선택한 결과다.

 "내가 역할을 고를 수 있는 위치는 아직 아니지 않나. 감독들이 그런 유의 역할을 많이 원한다. 하하. 감정이 폭발하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아직도 우는 연기가 가장 어렵다. 그렇다고 마음에 안 드는 역할을 억지로 한 적은 없다. 최대한 다양하게 많은 역할을 경험하고 싶을 뿐이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서 정치적 야망을 숨기고 바보 행세를 하는 의자왕의 아역 노영학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우선순위는 있다.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않지만 자유분방한 캐릭터가 탐난다. 또 "드라마에서 유독 남자들 속에서만 생활했다"며 "성인이 돼서는 진한 멜로 연기도 하고 싶다"고 추가했다. 그나마 러브라인이 있던 '짝패'에서는 '동녀'의 구애를 애써 거부해야 했고 '계백'에서는 '은고'의 뒷 모습만 바라봤으니 아쉬울 법도 하다. 아직 연애를 못해봤으니 그러한 갈증이 더 클는 지도 모르겠다.

 고3이기도 한 노영학은 바쁜 스케줄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반에서 10등 안에 드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동국대나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목표로 연기 실습과 이론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대학 이야기가 나오면 노영학은 홍안의 소년이 된다.

 "대학생에 대한 환상이 크다. 정말 즐거운 나날이 펼쳐질 듯 해서 빨리 그날이 됐으면 하고 바란다.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여행도 많이 가고 싶다. 산을 좋아하는데 연기 때문에 산 타는 것 말고 여유롭게 산을 느끼고 싶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