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신체의 드러남이자 화려한 꽃무늬 치마 안으로 보는 이를 감싸 안는 체험을 주기도 한다. 왜상(歪像)의 흔적이 만들어낸 기이한 이미지와 묘하게 자극적인 상황설정이 흥미롭다.
사진가 장유진(28)의 사진이다.
“유년시절, 숨바꼭질을 하다 외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들어갔다”는 작가는 “할머니의 부들부들한 살결과 야시시한 팬티 위로 화려한 하늘색 꽃무늬가 은은하게 비춰진 곳, 그곳은 바로 숲이었다”고 떠올렸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외할머니 손에서 키워졌다. “‘멋쟁이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감각적이었던 할머니는 집에서도 늘 화려한 홈웨어를 계절마다 구입해 즐겨 입었다”며 “난 그 홈웨어를 유달리 좋아했다”고 전했다. “유년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다. 관음증적 시선 속의 여성의 신체는 에로틱하면서도 신비롭게 표출된다. 그러나 아이가 할머니 치마폭에 들어가 그 안을 들여다보는 시점으로 나타나는 장면들이어서 포근함을 준다.
“스물여덟 어느 날 우연히 가슴에 통증을 느껴 홈웨어 속을 들여다봤다”는 작가는 “그 속에는 볼록 튀어나온 가슴 살결 위로 핑크 빛의 꽃이 은은하게 피어있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가슴의 통증은 사라지고 웃음이 나왔다”며 웃는다.
그동안 작가는 이들의 기능성에 집착해 예전의 기억을 미뤄놓고 있었다. “얼굴을 옷 속으로 깊게 넣을수록 또 다른 세계로 강렬하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묘해졌다”며 “보통 홈웨어를 입을 때의 몸의 자세는 다른 때보다 편안해져 좀 더 과감해진다”고 털어놨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신체들의 모습과 옷의 강렬한 패턴의 만남을 인식한다.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2011 갤러리룩스 신진작가 지원전’이다. 장유진은 갤러리룩스의 신진작가 공모에서 선발됐다. 8월 3~16일에 볼 수 있다. 02-720-8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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