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물<193>서혜림, 출렁이는 우윳빛 젖무덤

기사등록 2011/05/28 00:11:00 최종수정 2016/12/27 22:14:34
【서울=뉴시스】원작 박인권·글 유운하

 ◇제38화 메두사 최도치<193회>

 “중동의 사업권은 사실 왕족 중심의 파워게임으로 승패가 갈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프랑스와의 원전기술경쟁이나 가격이 대등하다면 결국 그들과의 관계가 결정하는 거 아니겠어!”

 로즈 마리도 신이 나서 떠들었다.

 “맞아! 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청탁한 것도 아니고, 카산왕자가 오히려 도와주겠노라고… 그런 말을 꺼냈다는 것은 엄청나게 좋은 징조야!”

 서혜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랍인들의 친구에 대한 배려는 나도 놀랄 지경이야. 그런데 이미 카산은 원전사업에 대한 기본 작업을 마스터 하고,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충분히 검토한 것으로 보였어. 그리고 나를 생각해서 선뜻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준 것이고.”

 로즈 마리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카산왕자… 진짜 요즘 말로 짱이다. 그 친구 나 좀 소개 시켜줘 봐.”

 “왜? 언니가 어쩌려고?”

 “그런 멋진 놈이라면 한 번 안아봐 주게.”

 임주리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넌 낭만제비나 어떻게 구제 좀 해봐라. 엉뚱한 생각 하지 말고.”

 서혜림도 평상복을 갈아입기 위해 자기 방으로 건너가며 말했다.

 “카산왕자…부인이 6명이야. 꿈 깨…언니!”

 서혜림은 여의도 사건이 발생 한 후에 로즈 마리의 집으로 들어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녀를 뒤따라서 두 여자도 건너왔다.

 “나도 남자 6명쯤은 커버 되는데…카산왕자 넘…고마워서 그래.”

 “언니가 왜?”

 “얘 좀 봐라…400억불을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는 줄 알아? 46조가 넘어!”

 서혜림의 원피스 등 뒤 자크를 로즈 마리가 내려줬다. 탄력 있어 보이는 잘록한 허리와 굴곡진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원전사업은 우리나라 뿐 만아니라 아랍에미리트에도 도움이 되는 거야. 그리고 아직 결정사항 아니라니까. 오버 하지 마세요…제발!”

 로즈 마리가 그녀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어머머, 몸매 좀 봐라. 아직도 월드 미스 수준이네.”

 임주리도 거들었다.

 “피부도 끝내주네…혜림아, 너 설마 천연기념물 아니지? 타이거류 하고 재미는 본거야?”

 서혜림이 그녀들을 돌아봤다. 브래지어로 살짝 가려진 젖무덤이 금방이라도 비집고 나올 듯 우유 빛 풍만함으로 출렁였다. 아찔한 유혹이 태고의 신비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난 대한민국과 결혼 하려는 여자야. 내 처녀를 이 나라에 바치려고 해! 남자들은 그 다음에 생각하려고.”

 서혜림은 미묘한 웃음을 흘리면서 셔츠를 입었다.

 “…!”

 임주리와 로즈 마리는 상식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서혜림을 바라보며 서로 눈빛을 교감했다. 정치대물 서혜림이라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추정할 뿐이다. 그런데 서혜림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남자들 중 한명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도야 검사입니다. 대국당 사무총장…서태후는 오히려 나보다는 하류가 설득하는 게 효과적일 듯합니다. 그들은 심상치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심상치 않은 관계란 어떤 의미일까?’라고 서혜림은 골똘히 생각했다. 정치가와 제비 사이에서는 어떤 유사점을 발견해 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단지 하나였다. 로즈 마리가 불쑥 말했다.

 “이문동 서태후에게 타이거류를 보낸 적이 있어.”

 서혜림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미묘한 파장이 요동치고 있음을 깨달았다. 강남회칼의 무의미한 동공에 최도치의 음산한 눈빛이 잠시 머무르다 사라졌다. 중환자실의 한 구석에서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깜빡이고 있는 그를 메두사 최도치가 방문했다.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환자를 지키고 있는 경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안하구나. 늦게 와서…너도 이런 꼴로 내 앞에 서게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강남회칼에 대한 모욕이지. 잘 가거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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