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교원 잡무는 몹쓸 관행, 폐지 필요" 쓴소리
기사등록 2011/05/24 14:03:07
최종수정 2016/12/27 22:13:22
【수원=뉴시스】김기중 기자 = "담임 선생님이 처리해야할 잡무는 기억나는 것만 60가지를 넘어선다. 교원 업무를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몹쓸 관행'이다."
경기도교육청이 교원들의 업무 경감을 위해 나선 가운데 현직 교사가 현장에서 직접 느끼거나 동료 교사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알게된 불합리한 관행들을 제시하며 교원 잡무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경기 성남 불곡고등학교 신동하 교사는 25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주최로 열리는 '단위학교가 체감하는 교원 행정업무 경감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학교 현장의 교원 잡무경감 저해 관행 및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한다.
신 교사는 주제 발표문을 통해 "민주적 의사 결정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가운데 강행된 학교의 자율경영권 확대 이후 단위학교에서는 지침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업무의 변형을 만들어 내거나 감사, 민원, 사고방지 등을 이유로 기존의 관행을 지속하고 일을 부풀리는 경우가 더욱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신 교사는 지난 3월과 4월 두달간 수원과 성남 지역의 평교사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끊이지 않고 있는 부조리 사례를 나열했다.
신 교사는 NEIS에 있는 출결 통계를 역으로 출결체크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보조장부에 불과한 출석부에 수기로 기입해 오와 열을 맞추어 계산하거나 NEIS 출결 통계 등을 출석부 양식에 맞춰 다시 붙이느라 축소 또는 확대 출력을 수차례 걸쳐 반복하는 사례 등 이중결재를 개선해야할 관행으로 꼽았다.
이어 신 교사는 업무 분장을 학년이나 교과 등 교육 중심이 아닌 부서별 행정 중심으로 하는 경우, 교내 고사를 보면서 인장등록·서약서 취합 등 불필요한 일을 만드는 사례, 0교시 수업을 금지하자 EBS 시청으로 0교시를 하는 사례, 교문지도가 금지되자 '교통지도'로 바꿔 기존의 관행을 사실상 계속하는 사례 등도 '몹쓸 관행'으로 꼽았다.
신 교사는 비생산적 면피성 문서 생산과 실적을 높이기 위한 전시행정, 비능률적인 업무시스템, 담임에게 집중되고 전가되는 업무 등 불합리하거나 개선해야할 사례를 100여개 가량 열거했다.
신동하 교사는 "잡무는 '경감'이 아닌 '폐지'의 프레임이 필요하다"며 "잡무 경감을 통제권 감소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행정 잡무를 일부 관리자 혹은 관리자 지망생들이 '전문성'을 빛낼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잡무로 인해 교무실과 행정실의 업무 떠넘기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갈등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일단 교육청 차원에서 행정실과 교무실 업무를 명쾌히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단위학교가 체감하는 교원 행정업무 경감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경기도교육청 김영순 장학사의 '경기도교육청 교원 행정업무 경감 추진 내용 및 향후 계획', 발안바이과학고등학교 강재식 교장의 '학교장 마인드가 변하면 교원 행정업무 50% 경감할 수 있다', 백신초등학교 나현정 행정실장의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가는 교직원 업무 경감', 안산시곡중학교 조영선 학교회계직의 '학교비정규직 역할 및 지위로 본 교원 행정업무 경감' 등의 주제 발표가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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