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0주년 기념 스페셜 콘서트 '60년 만의 첫 나들이'를 펼치는 가수 겸 뮤지컬배우 윤복희(65)는 21일 "지금까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부족한 나를 인정해주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분들의 피곤한 삶에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1946년에 태어난 윤복희는 1951년 다섯살 때 희극인인 부친 윤부길(작고)을 따라 서울 중앙극장 악극단 무대에서 데뷔했다. 이번 공연은 윤복희가 어릴 적 무대에 오른 이래 이례적으로 펼치는 단독 공연이다.
"어릴 때부터 연극이든 영화든 TV든 뮤지컬이든 모든 장르에 출연해왔다"며 "연줄과 백은 물론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를 인정해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가창력이 부족해서 단독 리사이틀을 열지 않았던 것"이라며 "나를 사랑해 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복희는 1967년 정식 데뷔곡 '웃는 얼굴 다정해도'와 1979년 서울국제가요제 대상 수상곡 '여러분'를 비롯해 '노래하는 곳에', '친구야' 등을 히트시킨 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정원(42), 남경주(47) 등의 뮤지컬배우들이 존경해 마지 않는 뮤지컬배우 1세대로도 유명하다.
첫 출연작은 1952년 윤부길이 연출한 가무극 '크리스마스'다. 1976년 뮤지컬극장인 현대극장에 들어가 국내 뮤지컬의 효시로 평가 받는 '빠담빠담'의 주인공 '에디트 피아프'를 연기했다.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마리아 마리아' '피터팬' '사운드 오브 뮤직' '캣츠' 등 약 80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7세 때 자살을 기도하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다섯 살 때부터 공연을 다니면서 여관이나 호텔에서 자고 어른들 틈에 끼어 생활했다"며 "보통의 아이들과는 생활이 달랐다"고 전했다.
서른살이 넘어 크리스천이 되면서부터 어린이로 살아가게 된 것 같다. "이 즈음부터 '피터팬' 등 어린이 뮤지컬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거꾸로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 때 못해 본 것을 배우고 있다. 굉장히 행복했다."
1963년 워커힐 극장 개관무대에 특별 초청된 미국 가수 겸 트럼페터 루이 암스트롱(1901~1971) 앞에서 모창실력을 뽐낸 후 그의 권유로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암스트롱뿐만 아니라 당대의 유명 재즈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그 시절 참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1960년대 국내에 '미니스커트 신드롬'을 일으킨 당사자이기도 하다. 윤복희가 해외공연을 다니며 입은 미니스커트 사진과 1967년 1월 귀국 후 발매된 데뷔음반 재킷 속 미니스커트 사진으로도 화제가 됐다. 당시 윤복희를 위한 미니스커트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
자신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확언했다. "이번 6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각 노래에 맞는 발성과 호흡을 만들면서 음악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며 "실력이 부족하지만 이것을 이렇게 표현해야겠다는 감이 들어 즐겁다"고 신나했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체력관리의 비결은 "별 이유는 없다. 푹 자기 때문"이라며 "아, 커피를 못 마신다"고 귀띔했다.
윤복희는 전날 방송된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가수 남진(65)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고 털어놓았다. "전 남편(유주용) 보라고 그 남자(남진)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1975년 남진과 결혼한 윤복희는 "고백한 사람의 순진성을 이용했다"고 털어놓았다.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었다면 이용한 것"이라며 "그분에게 굉장히 미안했다"고 했다. 이날은 그러나 "TV에서 밝혔던 내용은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윤복희는 30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60주년 기념 스페셜 콘서트-60년 만의 첫 나들이'의 스타트를 끊는다. 5월14일 청주 충북학생교육문화원, 5월28일 부산 KBS홀, 6월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등지로 공연을 이어간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공연 일정은 협의 중이다. 윤복희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재즈 색소포니스트 이정식(50) 등이 힘을 보탠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