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코리아]외신 기자들의 눈에 비친 F1 코리아GP

기사등록 2010/10/24 14:03:07 최종수정 2017/01/11 12:41:23
【영암=뉴시스】오해원 기자 =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0 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이하 F1 코리아GP)가 24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적잖은 우려 속에서 시작된 대회였지만, F1 코리아GP는 3일간의 공식 일정 동안 큰 사고 없이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르고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1을 취재하기 위해 찾은 외국 기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일주일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이미 여러 외신을 통해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인근 숙박업소의 문제점이 공개된 것처럼 한국을 찾은 많은 외국 기자들은 취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포뮬러 프레스의 루이스 바스콘셀로스 기자(포르투갈)는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해보니 나는 그들에 비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내 숙소는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러브호텔이 아닌 일반적인 호텔이 필요하다. 앞으로 시설이 더욱 좋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종사자들의 영어 능력도 좋아져야 한다. 숙박업소나 음식점 등의 모든 시설이 한글로만 만들어져 있어 외국인 기자들이 이용에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기자들이 겪었던 불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 있는 전남 영암이 소도시라는 점 때문에 이들에게는 흔한 정보를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

 영암이라는 도시에 대한 정보가 없어 솔직히 오는 것이 두려웠다는 바스콘셀로스 기자는 "사실 다른 나라에서도 한 시간 정도 이동하는 것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상당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던 그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굉장히 많은 비용을 투자해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킷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 보수도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큰 투자가 필요하다"고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분명히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내년에 어떻게 다시 대회를 치를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스콘셀로스 기자에 따르면 페라리의 경우 매 대회마다 일반적으로 250명 가량의 VIP를 초대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고작 30명이 전부다.

 이곳에는 VIP들이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은 물론, 레스토랑과 카지노 등 그들이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F1 대회가 열리는 도시에는 세계적인 기업의 CEO나 금융계 유력인사 등 3000~4000명이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 같은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같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F1 대회가 열리는 상하이, 나고야와의 차이를 지적한 그는 "드라이버와 VIP를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소도시가 아닌 대도시 혹은 그 인근에서 열렸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왜 이곳에 경주장을 만들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서킷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목포시 하당에 숙소를 잡았다는 오토스포트의 에드 스트로 기자(영국)는 "국제적인 시설의 호텔 수준은 아니었다. 최고의 시설은 아니지만 깨끗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필요한 시설은 돼 있지만, 시설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싼 느낌이다. 서킷 주변에 더 좋은 호텔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외신기자들은 모텔에서 숙박하는데 250유로(약 40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놀라웠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첫 대회를 치른 것으로 평가받은 F1 코리아GP는 출범 대회를 무사히 치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대회에 임박해 공사가 급히 마무리된 서킷과 주변시설의 미비 등은 경주장을 찾은 관람객은 물론, 외국의 기자들에게도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앞으로 2016년까지 진행될 F1 코리아GP가 더욱 많은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ohww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