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평점 어떻게 매기나?

기사등록 2010/09/23 09:21:51 최종수정 2017/01/11 12:31:04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활동력을 보여줬지만 평점은 기대 이하로 박했다.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그랬다.

 영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인저스(스코틀랜드)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1차전을 마친 뒤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이 평점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준 '산소탱크' 박지성(29)은 양팀 통틀어 가장 낮은 4점을 받는데 그쳤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 대해 일반적인 한 줄의 평가도 내놓지 않았다.

 박지성은 이날 선발 출전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약 6km의 거리를 뛰며 왕성한 활동력과 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가장 공신력이 높다는 '스카이스포츠'의 평점은 소금처럼 무척 짰다.

 평점은 보통 해당 언론의 취재기자나 전문가들이 자체적으로 매긴다. 경기 결과를 기본 바탕으로 선수들 개인의 공격 포인트(득점, 어시스트), 공격과 수비 가담 정도, 활동력, 슛 시도, 정확도, 패스 등을 통해 평가한다.

 해당 언론의 자체 평가이다 보니 주관이 개입되는 경향이 적잖다.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는 기본 22명에 교체 선수들까지 더하면 객관적으로 정확히 평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언론마다 평점에 차이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평점을 매길 때에는 눈에 보이는 수치적인 기록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크다.

 예를 들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도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시종일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선수보다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평점은 4점에서 9점 사이가 대부분이다. 팀 승리와 함께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하면 7~8점 정도가 주어진다. 눈에 띄었다면 9점이 나올 수도 있다.

 자신의 몫을 해준 정도라면 6~7점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평점대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낮은 4~5점은 기대 이하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때 나온다.

 박지성이 상대적 약체인 레인저스전에서 움직임 대비 효율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한 점은 평점을 깎아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 선수에 대해서는 수긍할만한 높은 평점이 주어진다. 폴 스콜스(36. 맨유)는 지난 달 17일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만점인 10점을 받았다.

 2도움의 공격 포인트는 차치하더라도 스콜스는 서른여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맨유의 공격을 이끌었다.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전해주는 패스는 마치 게임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었다. 수비에서 보여준 강력한 압박도 돋보였다. 평점 10점이 말해주듯 완벽했다.

 또 상대적인 약팀은 강팀을 상대해 선전할 경우, 대부분의 선수들이 플러스 점수를 받는다.

 박지성이 4점을 받는데 그친 레인저스전에서 0-0 무승부를 이뤄낸 상대적 약체 레인저스 선수들은 맨유에 비해 비교적 높은 평점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포지션별로는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순으로 후한 평점을 받기에 유리하다. 공격수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확률이 높고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미드필더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수비수는 상대적으로 후한 평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골을 허용하면 감점만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100% 완벽할 수는 없지만 주요 틀내에서 선수들의 평점이 최대한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언론들이 자체 평점 외에 네티즌과 팬들의 평점도 참고해 객관성을 높이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이다.

 ero020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