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와 양동근, 이빠진 동그라미도 굴러는 간다

기사등록 2010/09/08 10:43:38 최종수정 2017/01/11 12:27:01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경마 경기 도중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기수 주희(김태희)는 기수를 그만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제주도에서 만난 우석(양동근)은 주희에게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제주도에서 만난 새로운 경주마 ‘탐라’는 주희에게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양동근과 김태희, 안 어울릴 듯한 남녀가 영화 ‘그랑프리’에서 만났다. 양동근은 전역 후, 김태희는  ‘싸움’ 이후 각각 3년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3년은 연기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두 배우 모두 ‘각자’의 연기력에는 크게 문제 삼을 것이 없다.

 김태희의 대사와 행동에 약간의 어색함이 묻어있고 감정적인 면도 있지만,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양동근 특유의 ‘구리구리’한 태도가 여전하다는 점은 반갑고도 진부하다.

 ‘따로’는 몰라도 ‘같이’에서는 균형이 깨지는 느낌이다. 양동근은 너무 발랄하게 튄다. 김태희는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이 같은 불협화음 속에서 일정부분 교집합을 이뤄낸다는 것이 묘하다. 서로에게 보완재로 작용하는 효과가 감지된다.

 러닝타임에 쫓긴 듯 양동근과 김태희는 갑작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됐다. 설명 부족을 관객은 진정성 훼손으로 수용할 수도 있다.

 영화는 성장 드라마로 분류된다. 약간의 재미와 감동은 이런 유 영화의 뻔한 공식이다. 양동근과 김태희의 멜로, 기수와 말의 교감, 박진감 넘치는 경주장면, 박근형과 고두심의 어린 시절 이야기 등을 나름대로 잘 버무리기는 했다. 제주도의 풍광, 말을 타고 달리는 활주로 등은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다만, 곁가지 사연들이 산만해 집중을 방해한다는 점은 아쉽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뜬금없는 스토리, 외국어 같은 제주도 방언, 박근형과 고두심에게까지 부여한 멜로 라인 등은 옥에 티다.

 감독은 양동근이라는 캐릭터의 코믹성으로 재미, 김태희의 외모와 고난의 성장기를 통해서는 감동을 주려 했다. 객석은 이 두 마리 토끼 사냥에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 같다.

 입대한 이준기가 예정대로 양동근 역을 했으면 어땠을는지 궁금해진다. 16일 개봉.

 agacu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