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김은 1962년 서울 소공동에 앙드레김 의상실을 개업, 국내 첫 남성 패션디자이너가 됐다. 1966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쳤지만 간혹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 어록을 남겼다.
특유의 액선트에 실린 말들이다. 숱한 개그맨들이 따라했다. “판타스틱해요” “엘레강스하고”, “엄~뷰티풀”, “어우~저질이야”….
생전 고인은 “처음에는 굉장히 민망하게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내 흉내를 낸다는 것이 이미지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듯하다”며 수용했다.
앙드레김의 옷차림과 말투는 광고 시장에서도 이용됐다. 그를 캐릭터화한 이동통신사 광고도 나왔다.
1999년 ‘옷로비’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기 전까지 그는 철저히 ‘앙드레김’이었다. 하지만 증인석에서 본명을 대라는 국회의원의 주문에 “김봉남입니다”라고 답하면서 모르던 사람들도 그의 진짜 이름을 알기에 이르렀다.
김희선, 이영애, 전도연, 장동건 등 스타급 연예인 대부분이 앙드레김의 화려한 옷을 입고 앙드레김의 무대를 누볐다. 농구선수 우지원, 축구선수 안정환, 야구선수 이승엽 등 스포츠 스타들도 그의 모델이 됐다.
앙드레김은 대장암에 폐렴 증세가 겹쳐 지난달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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