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무형문화유산 '퇴계원 산대놀이' 20년 뒤에도 구경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2/12/23 06:30:00

퇴계원 산대놀이 정기공연. (사진=남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퇴계원 산대놀이 정기공연. (사진=남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남양주의 대표적 지역문화유산인 퇴계원 산대놀이가 ‘한국의 탈춤’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단원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적인데다, 별도의 연습 공간조차 없는 상태여서 이제부터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대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남양주시와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개최된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퇴계원 산대놀이 등 18개 종목으로 구성된 ‘한국의 탈춤’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결정됐다.

경기도 무형문화재이기도 한 퇴계원 산대놀이는 1990년 2월 결성된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회원들과 연구자들이 오랜 연구와 훈련을 통해 탈을 복원하고 12과장을 완성한 전형적인 도시탈춤이다.

과거 상업이 활발했던 퇴계원 지역에서 상권 부흥을 위해 공연됐던 전문연희패 공연인 만큼 굵고 힘찬 춤선이 특징으로, 파계승과 몰락한 양반, 만신, 사당, 하인 및 노유 선민 등 등장인물을 통해 해학과 풍자를 보여준다.

오랜 연구와 노력으로 복원에 성공한 뒤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로 그 가치가 더 커졌지만 앞으로의 길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30명 남짓한 회원을 보유한 보존회는 매년 정기공연을 비롯해 1~2차례 대중 앞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지만, 단원 대부분이 별도의 생업을 갖고 있다 보니 일과 후나 주말에 개인시간을 쪼개 연습하는 게 고작이다.

여기에 편하게 연습할 전용 공간도 없어 남양주시의 협조를 받아 다목적체육관 등을 빌려 사용하고 있지만, 공공시설의 특성상 사용기간이 자유롭지 않아 공연을 앞두고 남들처럼 밤샘 연습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전통 탈춤 공연 자체가 워낙 대중화되어있지 않은 탓에 은퇴를 앞둔 단원들을 대체할 후계자들을 찾는 것도 녹록지 않다.

이런 사정은 퇴계원 산대놀이뿐만 아니라 다른 예능 분야에서도 흔한 일이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지 않다 보니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그나마 지자체가 나서 체계적 전승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연희 및 탈 제작 보유자, 이수자 인정 등을 지원하고, 영상화 사업과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대중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지금 단원들이야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메리트가 없는 분야에 관심을 가져줄 젊은 친구들이 계속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연습 장소나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 가서 퇴계원산대놀이 공연 단원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보유자들이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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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퇴계원 산대놀이' 20년 뒤에도 구경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2/12/23 06: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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