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행사 간 사직전공의…"한국의사, 기본권 없어"

기사등록 2024/04/17 16:04:56

최종수정 2024/04/17 17:14:51

사직 전공의 이혜주씨, 세계 젊은의사 네트워크 회의서 발표

"의사면허 정지 예고는 권력 남용"…박단 비대위원장도 참석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단 신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지난해 8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7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개표'에서 당선 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1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단 신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지난해 8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7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개표'에서 당선 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사직한 전공의들이 세계 의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의사의 파업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주 전 정책이사는 17일 세계의사회(WMA) 산하 젊은 의사 네트워크(JDN) 주최 행사에 참석해 "한국에서는 의사의 파업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한국 의사들에게는 그런 기본적인 권리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함께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공의였던 이혜주 전 정책이사는 "한국의 의료 위기는 수년간 잘못 관리된 비효율적인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내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학과 의사가 계속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지불제도 개편 조치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고 상황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는 "실제 비용의 80%에 불과한 수가 기준 때문에 병원은 적자에 허덕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값싼 인력인 전공의를 채용해 활용한다"며 "대부분의 전공의는 법상 최대 근로시간인 8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심지어 100시간에 달하는 노동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병원들은 불이익을 우려해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축소해 기록하고, 이로 인해 전공의들은 추가 근무에 대한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짚었다.

정부의 업무복귀명령 부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권리를 수행했지만, 한국 정부는 사직한 의사들에게 업무복귀를 명령하며 불이행 시 의사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노동기구(ILO)에 강제노동협약 위반으로 개입을 요청했고, ILO는 정부 당국에 개입(intervened)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업무복귀명령을 유지하며 의협 비대위 간부들의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수년간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고,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정책을 내놨다"며 "이에 의사는 파업할 수 없지만, 우리는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의 연대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는 마지막으로 "모든 의료인의 존엄성을 존중, 유지하는 의료시스템을 위해 여러분이 이해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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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행사 간 사직전공의…"한국의사, 기본권 없어"

기사등록 2024/04/17 16:04:56 최초수정 2024/04/17 17: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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