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하겠다" 사장 협박한 전직 노조원…1심 실형

기사등록 2020/01/23 06:00:0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퇴직 권유에 수천만원 공갈 혐의
故염호석 파급효과 두려워 지급
법원 "협박해 갈취했다" 징역 1년

associate_pic5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회사 사장에게 퇴직을 권유당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언급하며 위로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어린 자녀를 혼자 양육하고 있는 사정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014년 3월께 삼성 계열사 협력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퇴직을 권유받자 위로금을 주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협박해 협력사 사장 B씨에게 6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노조 간부로 선출된 A씨는 집행부와 논의 없이 B씨와 이면 합의를 했고, 기존에 없던 직책을 부여받아 수당을 지급받은 것이 밝혀져 간부자리에서 사임하고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이에 A씨는 무단 결근하고 B씨에게 노조로부터의 퇴출, 가정 불화, 퇴직을 조건으로 위로금 지급 등을 거론했고, 극단적인 선택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책임이 B씨에게 있는 것처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고(故) 염호석씨가 목숨을 끊는 등 예민한 상황에서 A씨가 이같은 행동을 취하자 B씨는 자신이 퇴직을 종용한 것 등으로 인한 파급효과에 겁을 먹고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부장판사는 "B씨는 이미 이 사건 조합원이던 염호석씨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협력사 사장들이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회적 질타를 받는 상황이 초래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파급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6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가 이를 A씨에게 지급해야 할 정당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도의적인 책임보다는 B씨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결국 이는 A씨가 B씨를 협박해 갈취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공갈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노조 간부로 근무하던 A씨가 이면 합의한 것이 발각되는 사정 등으로 부지회장에서 물러나며 B씨를 협박해 비교적 많은 금액을 갈취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현재까지 피해회복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