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회복 의지 재확인한 文…'제재 완화' 필요성 강조

기사등록 2020/01/14 17: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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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발전,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두 바퀴 평화론 강조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아…남북 협력 증진으로 비핵화 촉진"
"유엔 제재 예외 승인 필요시 노력…남북 관계 주체적으로 발전"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했다. 유엔 대북제재 예외 승인을 위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2년 전 접었던 '조건부 제재 완화론'의 재추진 가능성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의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신년사 내용을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여있는 만큼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를 최대한 발전시켜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을 일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인 관계를 맺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처럼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 대화의 재개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잠시 접어뒀던 '두 바퀴 평화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두 바퀴 축을 이뤄 선순환을 이루며 굴러갈 때 진정한 의미의 한반도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두 바퀴 평화론'이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했고, 이는 다시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대북 정책의 핵심 철학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나면서 이 역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오히려 한미 워킹그룹의 틀에 갇혀 '북미 대화 최우선'이라는 소극적 자세로 지난 1년을 허비해야 했다.

문 대통령이 "이제 더이상 북미 대화만 바라볼 수 없다"고 언급한 데에서 자성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은 나아가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국제사회의 상응조치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이른바 '조건부 제재 완화론'도 다시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일부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가'라는 외신 기자 질문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된다"며 "그 상응하는 조치 속에는 대북 제재의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할 때 어떤 정도의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지, 또는 이 대북 제재의 완화의 조건으로 북한이 어디까지 비핵화 조치를 실제로 취할지 등 서로 상응 조치를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지여부가 지금 북미 대화의 과제"라고 했다.

큰 틀의 비핵화 로드맵 안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 사이의 각각의 타임라인을 어떻게 짜맞출 것인지가 북미 협상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구체적인 조건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는 것"이라며 "교착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서 한미가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물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의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나간다면 그 역시 북미 간의 대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등의 국제적인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안한 5가지 대북 제안 대부분이 유엔 대북제재 완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제재 면제 필요성을 다시 언급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 확대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남북 접경지역 협력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 등 5가지를 제안한 바 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특히 철도·도로 연결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도 담겨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국제사회에 이미 공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우리 정부에 대한 신뢰를 거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재 완화론에 쉽게 호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지난 11일 담화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을 겨냥해 '멍청한 생각', '바보 신세' 등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을 한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 축하 기념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했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표 내용을 언급하며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냉랭한 반응과 관련해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더라도 비핵화 대화는 북미 간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남북 협력을 위한 남북 간의 대화를 거부하는 그런 메시지는 아직 전혀 없는 상태"라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국제 제재라는 어떤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제한된 범위 내에서도 남북 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개별 관광을 예로 거론한 문 대통령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며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등 스포츠 교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의 협력을 해 나감에 있어서 유엔 제재로부터 예외적인 어떤 승인이 필요하다면 그 점에 대해서도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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