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 사상 두 번째 공개재판 결정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일(현지시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쑨양과 국제수영연맹(FINA)을 제소한 사안에 대한 재판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AS가 재판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1999년 아일랜드 수영 선수 미첼 스미스 데 브루인과 FINA 간에 벌어진 소송 이후 두 번째다.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테스트에 필요한 소변과 혈액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집을 찾은 도핑 검사관들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쑨양은 도핑 검사관들이 신분증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경호원들과 함께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망치로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수영협회는 쑨양에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FINA도 지난 1월 경고 조치에 그쳤다.
2014년 5월 중국반도핑기구(CHINADA)의 도핑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 양성반응을 보여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쑨양이 이런 일을 저지르자 WADA는 쑨양과 FINA를 CAS에 제소했다.
지난달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도핑테스트 회피 의혹을 받는 쑨양의 세계선수권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INA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재하지 않았다.
대회 직전 부정적 여론이 불거지자 쑨양은 "CAS 재판 과정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결백 주장에도 논란은 이어졌고, 쑨양은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각 종목 시상식에서 맥 호튼(호주)과 던컨 스콧(영국)은 쑨양과 악수, 기념촬영 등을 거부하기도 했다.
광주 세계선수권대회를 모두 마친 후 쑨양은 "전 세계에 수많은 수영 선수가 있고, 몇 명의 선수가 나를 방해할 수는 없다. 나는 떳떳하다고 생각하고,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신분증 없이 도핑 테스트를 하러 온 사람에게 혈액, 소변 등 중요한 정보를 내줄 선수가 있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초 9월에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미뤄지게 됐다.
CAS는 "예상치 못한 개인 사정을 이유로 당사자 중 한쪽이 심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쪽과 우리 패널들 모두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가능한 빨리 새로운 날짜를 확정할 것이다. 하지만 10월 말 이전에 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쑨양의 공개 재판이 열릴 장소는 CAS 본부가 있는 스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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