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 속도 확대…'협상 지렛대 확보 목적'

기사등록 2019/05/21 12:38:44

저농축 우라늄 생산 4배로 늘리기로

核무기 개발 의혹 받았던 시설은 여전히 '현상 유지'

【라히잔( 이란) = AP/뉴시스】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 높이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3월 6일 라히잔에서 "미국이 부당한 제재 재개를 통해서 이란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한다며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2019.05.21
【라히잔( 이란) = AP/뉴시스】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 높이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3월 6일 라히잔에서 "미국이 부당한 제재 재개를 통해서 이란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한다며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2019.05.21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이란이 자국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 원전에서 저농축 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일부 이행 중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단 '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JCPOA 협상 과정에서 가동 중단을 요구했던 포르도 원전은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모양새다. 포르도 원전은 지난 2015년 JCPOA 체결로 폐쇄되기 전까지 3000개에 달하는 연료봉을 갖추고 핵무기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고농도 우라늄을 생산해 서방의 요주의 시설로 꼽혔다.

20일(현지시간)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AEOI) 대변인이자 부청장은 이날 나탄즈 원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터 나탄즈 원전 핵연료 비축량을 4배로 늘리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앞서 JCPOA 이행 중단 첫 단계로 우라늄 농축 농도 상한선인 3.67%를 준수하되 저장 한도량인 300㎏은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JCPOA 합의에 따라 양대 핵시설인 나탄즈와 포르도에 있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1만9000여기 중 1세대
초기 모델(IR-1) 6104개만 남겼다. 이중 5060기는 나탄즈에서 2025년까지 상업용(핵연료봉 제조용)으로 쓰고 나머지 1044기는 포르도에서 연구용으로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농축 우라늄의 농도가 증가했거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를 늘리고 종류를 바꾼 것은 아니다"면서 "수주 안에 3.67%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의 보유량이 핵합의 상한선인 300㎏에 다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201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도 90%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던 포르도 원전 재가동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란이 JCPOA가 유지되는 한 포르도 원전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는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가속화가 JCPOA의 테두리 안에 있다면서 이란은 JCPOA를 탈퇴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알자지라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가속화 선언에 대해 이란이 2012년 미국과 협상을 시작할 때 가졌던 일종의 지렛대 재확립을 위한 점진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알자지라는 양국간 물밑 협상 가능성도 전했다. 2015년 핵합의 과정에서 서방의 대이란 창구 역할을 했던 오만의 외무부 장관이 20일 이란 테헤란을 사전 예고없이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는데 회담 직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만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협상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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