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 관계 고려했을 때 가능성 매우 낮아
英내각 "메이-코빈 합의안도 무산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이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비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활절 휴회(11일~23일) 후 3주 안팎의 시간 동안 하원이 합의에 이르긴 힘들다는 예측이다.
1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는 싱크탱크 '변화하는 유럽의 영국(UK in a Changing Europe)'의 앨런 웨이저 박사를 인용해 지금까지 비슷한 법안들이 통과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고려한다면 이 법안 역시 통과까지 몇 달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웨이저 박사는 또 "테리사 메이 정부는 '유럽연합(EU) 잔류 파' '제2 국민투표 파' '합의안에 반대하는 강경 브렉시트 파' 등의 압박을 동시에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EU는 지난 10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담에서 10월31일로 새로운 브렉시트 날짜를 결정했다. 브렉시트가 유럽의회 선거(5월23일) 이후로 결정되는 바람에 현재로서 영국은 EU 선거 참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측은 '유연한 연기(Flextension)'을 약속했기 때문에 선거 전 영국 하원이 탈퇴 협정을 비준할 경우 선거에 참여할 의무가 사라진다.
민간 싱크탱크 IFG(Institute for Government)의 조 오언 연구원은 "메이 총리가 직면한 정치적 도전들을 고려할 때 정부가 5월 말까지 (탈퇴 협정) 법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합의안, 아일랜드 백스톱(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국경 강화를 막기 위한 방안), EU 시민의 권리 보호 등 해결된 논란은 하나도 없다"며 소속 의원들이 합의안에 담긴 내용을 대거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언은 "합의안이 큰 폭으로 수정되면 EU의 승인도 걸림돌로 작용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의 빠른 승인을 위해 진행 중인 메이 총리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의 회담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한 정부 소식통은 인디펜던트에 "회담이 무산되면 집권 보수당에 큰 피해로 이어진다"며 노동당이 고의적으로 회담에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메이-코빈 합의안이 작성 단계에서 결렬돼 하원 표결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메이 총리는 결국 의회를 소집하고 새로운 회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