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웨이 CFO의 대이란 제재 위반 증거로 2013년 발표 자료 제시

기사등록 2018/12/17 16:54:16

멍 CFO가 HSBC 임원진 앞에서 직접 발표

PPT 자료 스카이콤과 화웨이 관계가 담겨 있어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미국 수사 당국이 중국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의 증거로 멍 CFO가 지난 2013년 직접 발표한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3년 8월 멍 CFO가 홍콩계 금융기관인 HSBC 임원진 앞에서 직접 발표했을 때 제시했던 17쪽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화웨이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회피한 증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밀 등급으로 분류된 이 자료에는 ‘스카이콤’이라는 회사와 화웨이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멍 CFO는 당시 HSBC 임원진에게 스카이콤은 이란에서 화웨이와 함께 영업과 서비스 부문의 협력을 도모하는 사업 파트너로 정의하면서, 두 회사의 제휴는 정상적인 비즈니스 협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화웨이는 한때 스카이콤의 주주였고, 자신도 스카이콤의 이사회 멤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화웨이가 이란 현지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하게 되면서 2009년 스카이콤의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자신도 이사회도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HSBC는 지난 2012년 돈세탁을 통해 멕시코 마약조직의 불법자금 통로 역할을 한 혐의로 미 사법 당국에 19억2000만달러의 벌금을 냈고, 이후 돈세탁과 관련해 감독을 받아왔다.

SCMP는 HSBC가 멍 CFO의 직접 발표 이후 화웨이와 거래를 지속하기로 했고, 또한 화웨이로부터 해당 PPT 자료의 영문 번역본을 받아 보관해 왔다고 전했다.

이후 미 정부의 HSBC 모니터 요원이 최근 몇년 사이 화웨이의 계좌에서 수상한 거래를 포착해 뉴욕의 동부지구 연방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 CFO 사안을 담당한 캐나다의 존 깁 카슬리 검사는 이 자료를 근거로 “스카이콤과 화웨이는 별개의 회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같은 회사”라고 밝혔다. 이어 “스카이콤과 화웨이 같은 회사라는 것이 해당 자료의 요지"라고 부연했다.

반면 멍 CFO의 변호인 데이비드 마틴은 보석 심리 법정에서 “지난 2013년 자료를 증거로 하는 것은 너무 터무니 없다”면서 해당 자료는 화웨이 회사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멍 여사 개인 법죄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국은 화웨이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거래에서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기업을 동원했으며, 스카이콤은 화웨이의 '비공식적 자회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혐의가 입증될 경우, 멍 CFO는 미국에서 최대 30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반면 화웨이는 2009년 자회사였던 스카이콤을 매각했으며, 이후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청산했다고 반박해 왔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미국, 화웨이 CFO의 대이란 제재 위반 증거로 2013년 발표 자료 제시

기사등록 2018/12/17 16:54:16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