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속옷이 성관계 동의 표시?"…아일랜드, 성폭행 재판 논란

기사등록 2018/11/15 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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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 발칵…SNS서 '#이것은동의가아니다' 해시태그 운동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14일(현지시간) 아일랜드의 한 언론인이 트위터에 '#이것은동의가아니다(ThisIsNotConsent)'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속옷이 그려진 배지의 사진을 게시했다. 현재 아일랜드에서는 17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27세 남성의 변호사가 여성의 속옷을 제시하며 그가 성관계의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트위터 @StephGrogan3 캡처) 2018.11.15.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아일랜드에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남성의 변호사가 피해 여성의 '속옷'을 증거로 제시한 뒤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여성계가 발칵 뒤집혔다. 가해자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야한 속옷을 입었으며, 이는 성관계에 대한 동의 의사로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BBC, 인디펜던트 등은 해당 논란을 둘러싸고 온·오프라인상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의 코크주(州)에서 벌어진 이 논란은 골목길에서 17세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27세 남성의 변호인이 지난 6일 최종 변론에서 피해자의 속옷을 꺼내들며 시작됐다.

변호인은 배심원단을 향해 원고가 피고에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의 착장을 살펴봐야 한다. 그는 앞면이 레이스로 된 끈 팬티를 입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후 피고인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루스 코핀저 하원의원이 13일 아일랜드 의회에서 레이스 속옷을 들고 나오며 사건은 더욱 확대됐다. 재판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파란 속옷을 든 그는 "여러분들이 여기서 이런 속옷을 보는 것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일 것이다"며 "성폭행 피해자가 재판에서 자신의 속옷을 봤을 때는 어땠을 것 같나?"며 되물었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피해자 책임전가'라며 판사와 배심원 모두에게 젠더 교육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분노가 쏟아졌다. '#이것은동의가아니다(ThisIsNotConsent)'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누리꾼들은 다양한 모양, 색상, 재질을 한 속옷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주요 도시에서는 "속옷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구호와 함께 속옷으로 성관계의 동의 의사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BBC는 14일 약 200명의 모여 행진을 하고, 해당 재판이 벌어졌던 코크 법원 계단에 속옷을 걸어두는 등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전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첨탑에 속옷들이 걸려있다. 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의 '야한 속옷'으로 돌린 법원의 판결에 대항하는 의미다. (사진=트위터 캡처) 2015.11.15.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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