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경화 '가벼운 입'...한미동맹 균열 우려까지

기사등록 2018/10/11 12: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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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수윤 정치부 기자 = "5·24조치 해제를 관련 부처와 검토 중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의 입에서 촉발된 '말 실수' 파장이 한미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수준까지 확산되고 있다.

 강 장관은 국회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5·24조치 해제를 관련 부처와 검토중'이라고 했다가 야당으로부터 강한 공격을 받자 '범정부 차원은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남북이 합의한 군사 분야와 관련해 한미간 사전조율되지 않은 데 대해 크게 분노했고 불만을 표시한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해 또다시 논란을 촉발했다.
 
 강 장관의 발언을 통해 한미 간 소통부족과 불협화음 우려는 결국 현실로 드러났다.

 강 장관이 국감장이란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 5·24조치 해제 발언을 한 것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엄격한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외교 수장으로서 한미 관계와 외교적으로 미칠 파장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대북제재 공조 방안을 두고 한미동맹 균열 기류가 감지됐었다.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미온적 대처, 남북 철도연결 작업,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등 경협과 제재 면제를 두고 한미 간 미묘한 온도차를 보여왔다. 그때마다 강 장관과 외교부는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유엔 안보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동안 외교가에서는 남북 관계개선이 미북간 비핵화협상에 비해 앞서간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때마다 미 정부는 우리 정부가 '충실한 동반자'라며 신뢰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미국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더이상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의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만일 정부가 미국과 국제사회 동의 없이 아슬아슬한 남북관계 개선에 매달린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당할 가능성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을 것은 자명하다. 남북관계 개선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맞춰 진행해도 늦지 않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그리 서두르는 건지 걱정만 앞선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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