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68년으로" 이산가족 상봉 D-3 설렘·걱정 교차

기사등록 2018/08/17 12:58:21

부모·형제자매 대부분 사망…조카들 첫 만남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남북교류팀 직원이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남측 최종 명단을 들고 판문점으로 출발하고 있다.  통일부와 한적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남북은 오전 11시께 판문점에서 한적 관계자와 연락관 참석하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명단을 교환할 계획이다. 최종 상봉대상자는 남북 각각 100명이다. 2018.08.04.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남북교류팀 직원이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남측 최종 명단을 들고 판문점으로 출발하고 있다.  통일부와 한적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남북은 오전 11시께 판문점에서 한적 관계자와 연락관 참석하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명단을 교환할 계획이다. 최종 상봉대상자는 남북 각각 100명이다. 2018.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지훈 김성진 기자 = 2년10개월 만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상봉 대상자로 선정된 당사자들은 68년 전 헤어졌던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는 모습들이다.

 김광호(80)씨는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북쪽의 남동생(78) 부부를 만날 예정이다. 함경북도 명천군에서 태어난 그는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아버지를 따라 군함을 타고 피난길에 올랐다고 한다. 7남매 중에 큰형과 셋째 형, 그리고 누나와 김씨가 아버지를 따라왔고, 나머지 형제들은 북쪽에 남았다고 한다.

 김씨는 "가족이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때 (돌던) 정보에 의하면 일주일이면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한 일주일만 잠시 옮겼다가 복귀하는 거로 얘기됐기 때문에 굳이 여자와 노약자, 아이들을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며 "그런데 계속 밀리니까, 일주일을 생각하고 왔는데 한해두해 가다 보니 68년이 됐다"고 속상해했다.

 김씨는 이어 "아버지와 형·누나 모두 이북의 가족들을 많이 그리워했다"며 "함께 내려오지 않았던 둘째 형은 인민군으로 갔다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남쪽에서 만난 이북 사람에게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만나게 되는 동생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온순했던 거 같은데, 같이 놀러 다닌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했다.

 김씨는 "동생도 80에 가까운 나이가 됐는데, 그 나이까지 살아준 게 참 고맙다"며 "잠시나마 이렇게 만나면 그사이의 60년의 내용을 조금 더 나눌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굉장히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발발 68년이 지나면서 당시 피난 등의 이유로 헤어졌던 가족들 중 사망한 경우가 많다. 이번에 상봉자로 선정된 사람들 중 적지 않은 경우가 찾는 사람의 자녀들을 만나게 된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 박홍서(88)씨는 전쟁 당시 원산에서 의사로 근무하다 내려오지 못했던 북쪽의 형과 형수를 만나고 싶었으나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70대 조카들의 생사가 확인돼, 그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씨는 "조카들의 얼굴을 생전 처음 본다"며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다소 걱정스럽게 말했다. 박씨는 그렇지만 형의 자녀들을 만나는 데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형님이 재주가 많아 학생 때 수영선수를 했고, 그림실력도 화가 수준이었다"며 "조카들이 형님의 그런 재주를 기억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형님은 조카들에게 통일이 되면 고향을 찾아가봐라고 했을 것"이라며 "(조카들이) 고향을 기억하는 지를 물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1차 상봉단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다. 이산가족 89명과 그들의 가족 등 총 197명이 행사에 참여한다. 이들은 오는 19일 속초에 집결해 방북교육 등의 일정을 받으며 만남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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