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독일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격돌한다. 내심 2연승의 독일을 만나길 바랐다. 조 1위가 굳어진 독일이 한국전에 힘을 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5군 역시 위협적이지만 최정예 멤버를 상대하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설사 독일에 지더라도 1승1무1패(승점 4) 수준에서 2개팀이 맞물린다면 골득실 등을 통해 충분히 조 2위가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히면서 해당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은 멕시코에게 빼앗긴 승점을 남은 두 경기에서 얻으려 할 것이 자명하다. 조 2위로 밀리면 E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과 16강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4년 전 7-1 대승을 거둔 독일이라도 브라질과의 대결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2차전 상대인 멕시코가 쉬운 것도 아니다. 독일전에서 보여준 멕시코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빠른 역습에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독일 수비진도 쩔쩔맸다. 마무리만 깔끔했다면 1~2골은 더 넣을 수 있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조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평소 이상의 실력과 어느 정도의 운이 동반돼야 하는데 이중 후자는 벌써 잃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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