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검찰 "드루킹 일당, 대선 전부터 여론 조작"

기사등록 2018/05/16 22:35:52 최종수정 2018/05/21 0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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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진술 언급…"17년 1월 킹크랩 구축"
'킹크랩' 작동 재연도…폰 '잠수함', ID '탄두'
드루킹 측 "재판 빨리 끝내자" 검찰과 설전
법원 "재판 일단 속행…다만 빨리 진행한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5.16.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현섭 이혜원 기자 = 포털 사이트 여론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48)씨 일당이 대선 전에도 댓글 조작을 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등 2명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혐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의 변경된 공소장 취지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김씨의 공범 '서유기' 박모(31)씨의 진술을 거론하며 "박씨는 대선 전부터 댓글조작 시스템인 킹크랩을 구축해 이같은 작업을 계속해왔다고 진술했다"며 "동일 방법을 오랫동안 연속해서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실체는 김씨 등이 지난해 1월 킹크랩을 구축해 이용한 것"이라며 "그때부터 뉴스 댓글 순위를 조작해 여론을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 규모나 공범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기관에서 현재 분석중"이라며 "향후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김씨 일당이 여론 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아마존웹을 통해 휴대전화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또 회원들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확보한 뒤 킹크랩 사이트에 저장했다.

 이후 킹크랩에 뉴스 기사와 댓글 등을 입력해 연결된 휴대전화로 명령을 전송했다. 연결된 휴대전화에선 네이버에 자동 접속되고, 이를 통해 자동으로 댓글 '공감'이나 '비공감'이 클릭되게 했다. 김씨 등은 조작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잠수함'으로, 아이디(ID)를 '탄두'로 칭했다.

 검찰과 김씨 측은 재판 속행 여부를 두고 법정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오늘 재판을 마무리해달라"라며 다음 공판에선 병합이 결정된 박씨에 대해서만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측은 지난 2일 열린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신속한 재판 마무리를 원한 바 있다.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석방돼 경찰수사 등에 대비해 방어권을 행사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판을 더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이지만 실체적 진실 발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제한이 가능하다. 무한정 보호 권리가 아니다"라며 "범행 규모나 공범 등을 밝히기 위해 현재 수사기관에서 피고인들이 조작한 댓글을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들 의도대로 이 사건에 한정해 재판을 받고 석방되면 수사중인 동종 사건에서 경공모 회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증거인멸이 예상된다"라며 "현재 댓글 2만2000여건에 대한 댓글 조작 자료를 확보해 분석중이다. 조만간 송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필명 '서유기' 박모씨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04.20.  mangusta@newsis.com

 그러자 김씨 측은 특검을 거론했다.

 변호인은 "특검이 합의되고 있기 때문에 특검에서 모든 걸 조사하는 게 낫다"라며 "피고인들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다 자백해 빨리 재판을 끝낸 후 나머지는 특검에서 조사받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끝난후 취재진에게 "특검 조사가 낫다고 한 건 김씨가 아닌 저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법원은 일단 재판을 계속하기로 했다. 김 판사는 "(같은 공소사실로 병합된) 박씨에 대한 공판은 같이 진행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기일은 속행하되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김씨 등은 지난 1월 네이버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거다…국민들 뿔났다!!!' 등 댓글 50개를 대상으로 네이버 아이디 614개를 이용해 총 2만3813회의 공감 클릭을 자동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의 추가 댓글 조작,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김씨와 박씨 등의 3차 공판은 이달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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