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담중지 통보에 靑 신중 접근···"의중 파악이 우선"

기사등록 2018/05/16 12:09:51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현안점검회의서 이구동성으로 '신중대처' 의견 수렴
복합적 상황 고려해 정확한 분석 우선···북미회담 영향엔 촉각

associate_pic5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가운데 청와대가 의중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소통은 유지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하겠다는 의지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히자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와 신속히 대응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상황이 발생해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부 등 관련부처 분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논의를 했다"며 "우선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새벽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를 판문점 선언 정신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를 명분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이 '맥스 선더' 훈련을 고위급회담의 중지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미 지난 11일부터 훈련이 시작됐었고, 별다른 반응 없이 고위급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최근 출판과 그에 따른 대외활동이 북한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통신은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며 우리 정부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관련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근 우리 언론에서 북한 여종업원의 기획 탈북이니 북송이니 등으로 논란 등을 일으킨 것이 일조했고 지난 14일 태영호 공사의 국회 증언이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한마디 안할 수 없게 만든 것이 본질적인 이유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그것은 저희들이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국방부가 대규모 연합훈련을 앞두고 미국 측에 적극적으로 훈련 규모 축소 등을 요구하지 않은 데서 회담연기의 배경을 찾았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북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이것(훈련 규모)을 좀 줄이자는 얘기를 했었어야 되는데 안 했고 청와대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북한에서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됐다. 이건 미리 알아서 해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한 것도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이 우선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책임의 화살을 우리 당국으로 돌리고 있는데다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정확한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자칫 판을 그르칠 수 있다는 인식도 신중론에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신중하게 대처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지 않은 점도 급히 흘러가는 상황 전개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청와대는 현재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핫라인 통화를 깊게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