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MB 집사' 김백준, 법정서 '증언 폭격' 이어갈까

기사등록 2018/03/15 11:13:57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3.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3.14.  [email protected]
전날 첫 재판에서 진실 규명 협조 직접 다짐해
"철저한 수사 통해 모든 진실 밝혀지리라 기대"
"저도 사건 전모 알려지도록 정직하게 재판 참여"
법조계 "MB 재판 열리면 김백준 증인채택 당연"
MB의 '40년 지기 집사'…결정적 증언 쏟아낼 듯

【서울=뉴시스】 김현섭 기자 = '집사의 증언'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법정에서 진실만을 털어놓겠다는 취지로 진술함에 따라 향후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320호 법정에서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자신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방조 등 혐의 1차 재판을 받았다. 당시 약 300m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서 있는 중앙지검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국정원 특활비 4억원 수수 '방조범'으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당시 김 전 기획관은 법정에서 체념한 듯한 어투로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여생을 속죄하며 살겠다"며 "지금 이 시간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사건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성실하고 정직하게 재판에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이 전 대통령 재판 증인석에 앉게 되면 단순히 특활비 부분을 넘어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피고인이 첫 공판부터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발언권을 요청했다는 것부터 이례적인 장면으로, 진실규명 협조에 대해 그가 품고 있는 적극성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김 전 기획관이 법정에서 각종 증언을 쏟아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기획관은 'MB집사'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통령 사생활까지 속속 알고 목격한 인물"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문고리 3인방'이 증인으로 나왔던 것처럼 만약 이 전 대통령이 기소된다면 김 전 기획관은 당연히 법정 증인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더구나 김 전 기획관은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과 자세나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 보인다. 이 전 대통령에게 뼈 아플 수 밖에 없는 증언들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검찰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기획관이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에 대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수사단계부터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email protected]
증인의 일성(一聲)이 '결정적 한 방'으로 작용한 최근의 대표적인 예는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혐의 항소심 재판이다.

 조 전 장관의 청와대 정무수석 전임인 박준우(65)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증인으로 나와 2014년 인수인계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업무를 설명해줬다고 진술했다. 이는 "(설명해줬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던 1심 재판 당시 진술을 뒤집은 것이었다.
 
 재판부는 올해 1월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조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혐의를 유죄로 뒤집었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전임 정무수석으로부터 민간단체보조금 TF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비서실장과 대통령에게 보고된다는 것도 인수인계를 받았다"면서 박 전 수석 증언이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음을 알렸다.   

 1심에서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받았던 조 전 장관은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법정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은 21시간에 걸친 고강도 밤샘조사를 받은 뒤 15일 오전 6시25분께 검찰청사를 나와 귀가했다.
 
 그는 국정원 특활비 수수, 다스(DAS) 관련 비자금, 횡령, 배임, 뇌물, 청와대 문건 불법 반출 및 은닉 등 혐의 대부분을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김 전 기획관 재판에서 "공범이 수사 중이어서 4월 초에나 변호인 수사기록 열람이 가능할 것 같다"며 이 전 대통령 기소 시기를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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