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미생물로 年480톤 수소생산"…해수부, 플랜트 구축

기사등록 2017/12/20 11:19:55

【서울=뉴시스】해양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방식. 해양미생물(NA1)을 촉매로 이용, 일산화탄소와 해수를 원료로 수소 생산(CO + H2O → H2 + CO2).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해양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방식. 해양미생물(NA1)을 촉매로 이용, 일산화탄소와 해수를 원료로 수소 생산(CO + H2O → H2 + CO2).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남태평양 깊은 바다에 살고 있는 원시 해양 미생물이 차세대 수소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해양수산부는 향후 3년간 약 120억 원을 투입해 발전소 부생가스(철강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상용화 연구에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수소는 물·바이오매스·유기물·폐가스 등을 원료로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이번 상용화 연구는 플랜트 설계 전문 기업인 경동엔지니어링이 주관하며 고등기술연구원, 제일엔지니어링,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협동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연구기간 동안 바이오수소 생산을 위한 데모 플랜트 구축, 대량생산 실증, 경제성 분석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는 연소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발전효율이 높아 대체 에너지원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크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국내 연간 생산량 191만t, 거래량 26만t)의 96% 이상은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어 신재생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해수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2009년부터 해양미생물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원인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연구를 맡은 KIOST의 강성균・이정현 박사팀은 2010년 초고온성 해양미생물 'NA1'이 일산화탄소(CO), 개미산과 물의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로 작용해 수소를 만들어내는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NA1은 2002년 탐사선 온누리호를 통해 파푸아뉴기니 인근 남태평양 심해 열수구에서 채취・분리한 초고온성 고세균이다. 학명은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NA1이다.

63~90도의 초고온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심해 극한미생물이며, 고(古)세균(archaea)의 일종으로 수심 1650m 심해열수구 근처에서 채취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생물 중 가장 많은 수소화 효소군을 보유해 생촉매로 사용할 수 있는 미생물 중 최대의 수소생산성을 가졌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KIOST 내에 소형 플랜트를 구축, 제철소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수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부생가스 처리에 최적화된 NA1을 개량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당진제철소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1t 규모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해 수소를 1달 이상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제철소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이자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기오염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수부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해양바이오 수소 생산기술 상용화를 위해 기존 파일럿 플랜트의 100배 규모에 달하는 데모 플랜트를 구축한다.

【서울=뉴시스】당진제철소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1t 규모 파일럿 플랜트. (제공=해양수산부)
【서울=뉴시스】당진제철소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1t 규모 파일럿 플랜트. (제공=해양수산부)
데모 플랜트는 충남 태안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의 석탄가스화 복합화력 실증 플랜트(IGCC)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를 원료로 이용하며, 서부발전으로부터 플랜트 구축을 위한 부지와 합성가스를 제공받게 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2019년 데모 플랜트가 구축되면 연간 480t 가량의 수소를 1kg당 약 3700 원 수준의 단가로 생산할 수 있어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플랜트 설계・운영에 관한 특허권까지 확보해 수소 공급 뿐만 아니라 플랜트 수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형 비즈니스 모델까지 개발한다.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연간 5000t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상용 플랜트 8기가 구축되면, 우리나라 연간 수소 거래량(약 26만t)의 약 15%(4만t)를 해양 바이오수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이 기술이 상용화돼 경제성까지 확보되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을 적극 지원해 해양바이오 산업을 혁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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