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프 D-2]국내엔 왜 '90% 세일'이 없나

기사등록 2017/11/22 15:00:00

유통사 직매입 비중 낮은 구조로 할인율에 한계
정부 주도 '코리아세일페스타' 매년 아쉬움 남아
이커머스 11월11일 특가행사 성공…축제 정착 기대감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미국의 기업들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이어지는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에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 시기에 이뤄지는 소비는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관련 업체들은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상을 통해 연말까지 매출 추이를 예측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블프를 벤치마킹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를 지난 9월말 부터 10월말까지 34일간 열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난 2015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발전시킨 것으로 정부는 유통 제조, 관광, 문화업계가 함께 만들어, 소비자와 업계가 만족할 만한 연례 행사로 자리매김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제조업체가 주도해 재고떨이를 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정부와 유통업체 주도로 이뤄져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올해도 계속됐다. 앞서 지난해 국감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미국은 (백화점의) 직매입이 80~90%고, 프랑스·영국도 60~70%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름만 따서 협력업체, 제조업체 목 비틀기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도 만족할 만한 할인율이 아닌 경우가 많다보니 비판적인 시각을 많이 갖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아직도 당하는 사람이 있다니…"라는 의견부터 "인터넷 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속여먹기 좋은 행사", "한국 세일이 진정한 세일이냐. 정가 부풀려 놓고 1년 내내 세일을 하면서..." 등 불만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규제 기조, 사드 여파 속에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정부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추가로 할인 품목을 짜낼 수 밖에 없었다"면서 "국내 유통구조상 해외 쇼핑 축제와 비슷하거나, 정기세일 폭보다 큰 폭의 할인은 쉽지 않아 부담인데다, 힘들게 할인 품목을 마련해도 소비자들은 '세일폭이 적다'는 불만의 화살을 백화점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11번가와 위메프 등 이커머업체의 자발적인 주도로 진행된 11월11일 특가행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우리나라 '쇼핑축제' 정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다양한 계열사를 갖고 있는데다, 직매입 비중을 높여 할인율을 높이며 진정한 '쇼핑축제' 정착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유통구조상 쇼핑 축제가 정착되려면 제조업체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 우수한 기획력을 발휘해 행사에 맞춘 좋은 상품을 저가에 생산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며 "유통업체들도 직매입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제조사의 할인과 비교해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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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11/22 1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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