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3인방 중 이병기만 긴급체포 왜?…"심리 불안"

기사등록 2017/11/14 10: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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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소환되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2013년부터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국가 예산인 특수활동비를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상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당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는지 여부와 그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5000만원이던 상납금은 이 전 원장이 근무한 때부터 1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7.11.13.  kkssmm99@newsis.com
이병기, 검찰 조사서 크게 불안해한 듯
국정원장→비서실장…朴 최측근서 보좌
불미스러운 사태 예방 위한 조치로 관측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70) 전 국정원장을 긴급 체포했다.

 검찰이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이었던 이병호, 남재준 전 원장을 모두 조사했지만 맨 마지막에 소환한 이병기 전 원장만 긴급체포한 것은 '심적 불안'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청와대 뇌물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이 전 원장을 14일 새벽 긴급 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며 "향후 체포시한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 과정 등 제반 상황'이라는 말은 통상적인 증거인멸 우려 등이 아니라 피의자의 '심리 상태'를 일컬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냈다. 기존 5000만원이던 상납금은 이 전 원장 재직 때부터 1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했다.

 국정원장과 비서실장직을 연달아 지낸 이 전 원장은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보좌한 핵심 측근 중 1명이라는 평가받는다.

 검찰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여부와 경위, 용처 등을 캐물었다. 국정원 상납이 대가성을 띠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큰 심리적 동요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청와대에 뇌물을 상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대상에 오르자 강직한 성품으로 알려진 그가 스스로 상당히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소환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2013년부터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국가 예산인 특수활동비를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상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당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는지 여부와 그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5000만원이던 상납금은 이 전 원장이 근무한 때부터 1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7.11.13.  kkssmm99@newsis.com

 그는 검찰 출석에 앞서서도 남재준(73), 이병호(77) 전 국정원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 전 원장은 전날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에 지원된 문제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라며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서도 이 문제로 인해 여러 가지로 부담을 준 것 같아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로 흘러간 사실을 시인하는 뉘앙스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당시 최고책임자 지위에 있었던 부담감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에 비춰 이 전 원장은 앞서 조사를 받았던 두 원장과는 달리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크게 보여 체포됐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검찰이 이 전 원장을 긴급체포하는 데 있어 고(故)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변 검사는 국정원의 사법 방해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 6일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전 원장 개인에 대한 부분은 자세히 말해줄 수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 조치에 나선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전 원장이 조사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크게 보여 체포됐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변 검사 사례에 비춰봤을 때 검찰로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심리적 불안감이 클 경우 향후 상황 등을 감안해 신병을 확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라고 덧붙였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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