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대권 도전의사를 밝힌 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30일 오후 1시30분께 대구의 대표 중심가인 동성로를 찾아 유권자들을 만났다.
그는 도착과 동시에 유세차량에 올라 두 손을 펴고 "기호 5번 심상정입니다"를 외쳤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대는 심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한 인파로 넘쳐났다.
회색 정장차림의 심 후보는 왼편 가슴에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파란 리본'과 그 아래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았다.
심 후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촛불이 만든 선거다. 다른데도 아니고 박 대통령 파면은 대구지역에서 만든 것"이라며 "대구는 정치권력의 중심도시지만 전국에서 제일 못 산다. 이런 삶을 바꾸기 위해 이번 선거를 만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심 후보는 "홍 후보가 대구시민 표는 다 자기건줄 안다. 대통령을 만들어서 헌정사상 초유의 파면을 당했으면 자중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 사람(홍 후보)은 부패혐의로 형사 피의자다. 그런데다가 온갖 엽기적 발언과 행동을 해 솔직히 제가 싫어한다. 말도 섞기 싫다"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선 "개혁의 방향을 잃었다. 보수표 받아 집권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며 "죄송한 표현이지만 올드보이 몇 명이 권력을 나눠먹는 야합정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문 후보가 지난번 공약에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며 "중요한 현안을 두고 도망갈 뒷문 열어두고 결국은 자유한국당 핑계되고 꼬랑지 내리는 일이 한 두 번 아니지 않냐"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시민권은 너무나 중요하다. 밀어 줬는데 잘 하면 동그라미 쳐주는 것이고 잘 못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엑스 표 쳐야 한다. 그게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분 남짓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심 후보를 연호하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 시민은 심상정의 자서전 '당당한 아름다움'에 사인을 받았고 또 다른 한 시민은 정의당 당색을 뜻하는 노란색의 프리지아 꽃 한단을 선물로 건넸다.
이날 심 후보의 연설을 지켜본 정모(41·여·대구 동구)씨는 "항상 정의롭고 바른 말 하는 게 믿음직스럽다"며 "서민들이나 국민을 위해 잘 일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6·대구 중구)는 "약자들 입장을 대변해 주는 대통령이 될 것 같지만 아직 대통령 후보감인지는 모르겠다"며 "한 번 남은 토론회를 지켜본 뒤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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