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사실상 오늘부터 본격시작…상황조성 훈련 돌입

기사등록 2017/03/08 15:25:47

키리졸브 예비단계 CMX 오늘부터 사흘간 진행
 독수리 훈련 일주일째…키리졸브 연습은 13일부터
 사드 운용 개념 첫 도입…北 전자전 대비 방어연습 확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한·미 연합훈련이 8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북한의 남침 상황을 가정해 이에 대한 한반도 위기조성과 전면전 상황으로 이어지는 훈련 시나리오를 이날부터 점검한다.

 군 관계자는 이날 "한미 연합훈련 참가 부대를 대상으로 한 CMX 훈련이 오늘부터 10일까지 사흘 간 이뤄진다"며 "이는 곧 전면전을 가정한 연합훈련의 시작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CMX(Crisis Mangagement Exercise) 연습은 한미 연합훈련의 준비단계다. 연합훈련은 작전계획에 따라 위기조성→국지도발→전쟁개시→병력증원→반격작전→종료 등 일련의 전쟁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다. CMX는 본격적인 훈련 국면에 앞서 상황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전쟁의 '예비령' 성격을 띄는 셈이다.

 연합훈련은  키리졸브(Key Resolve·KR) 연습과 독수리(Foal Eagle·FE) 훈련 2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키리졸브(Key Resolve·KR)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 증원 전력을 신속히 전개하기 위한 한·미간 군사 연습이다. 해외에서 증원되는 미군 병력과 장비를 최전방지역까지 신속히 배치하는 절차를 숙달한다.

 매년 2주간 시행하는 연합합동지휘소 연습(CPX)을 통해 시나리오별로 마련된 증원 전력 전개와 격퇴 과정 등 모든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점검한다. 올해는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11일간 진행된다.

 반면 FE 훈련은 우리 군과 주한미군, 해외에 있는 미군 병력이 실제 투입되는 합동 야외 기동 훈련이다. 한미는 FE훈련을 매년 8주 가량에 걸쳐 병행하고 있다. 올해 FE훈련은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올해 KR 연습 때 미 8군의 참가 규모가 예년에 비해 늘어난다. 기존 사단급 이상 부대만 참가하던 것에서 벗어나 미 8군 예하 대대급 이상 부대까지 참여대상이 확대됐다.

 미8군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미8군은 크게 원정 지원사령부와 2보병사단으로 나뉜다. 예하에 2사단 지원여단, 야전 포병여단·통신여단·방공포병여단·의무여단·정보여단 등이 있다. 대대급 이상 부대의 참여가 결정되면 그 규모는 크게 늘어난다.

 유엔사 전력 제공국들의 참모진 연습 참가 규모도 100여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3명에서 시작된 유엔사 참모진들은 지난해 80명까지 늘었고, 올해 이를 더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KR 연습의 가장 큰 특징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운용개념이 처음 도입된다는 점이다. 북한이 전시 미 증원병력의 루트로 활용되는 부산 등을 타격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영남권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사드로 요격한다는 개념을 처음 운용해보겠다는 것이다.

 한·미는 이미 한달 여전부터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에 경북 초전면에 사드 포대에 대한 입력작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포대의 4~5월 실전배치를 위해 이미 발사대 2기 등 일부 운용 전력의 반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드 포대의 실전 운용이 어려운 만큼 이번 KR기간에는 사드를 직접 테스트할 수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KR 연습은 한국 합참의 주도 아래 실시된다. 합참이 주도하는 것은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미래 지휘구조 아래서 연합연습 주도 능력을 배양하는 의미가 있다.

 이번 KR 때는 북한이 군 전산망을 해킹하거나 GPS를 교란하는 등 사이버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비살상작전 연습이 확대될 예정이다. 전자전에 대비한 방어연습 차원이다.

 비살상작전이란 사이버전·전자전·심리전·군사기만 등을 아우르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총체적인 작전을 일컫는다. 국방부는 '우리 군 주도의 창의적 군사전략'이라는 목표아래 신기술·신개념 무기 구상 등과 함께 비살상작전 발전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합참은 이번 KR 연습을 B-1 벙커에서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R 연습은 매년 합참 지휘통제실(B-2 벙커)을 전쟁지휘소 개념으로 운영해 왔지만 수도방위사령부 지하에 있는 B-1 벙커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EMP(Electro Magnetic Pulse)탄을 활용한 전자전 방호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측면에서다. 군은  806사업이라는 군 비밀사업을 진행, 핵심적인 전쟁지휘소에 대한 EMP방호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여왔다. 내부 공간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도 함께 진행왔다. 최근 B-1 벙커에 대한 공사를 마무리 해 이번 KR 연습 기간 C4I 등 내부 장비의 가동 여부를 테스트한다는 방침이다.

 EMP는 전자 회로를 모두 태워버리는 전자기파다. 핵 폭탄이나 EMP탄이 터지면 발생한다. 북한은 핵 미사일뿐 아니라 EMP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P탄은 레이더와 항공기, 방공시스템 등을 일시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전의 핵심 무기로 평가받는다. EMP탄이 터지면 반경 40~50㎞ 안에 있는 모든 전자장비가 일시에 무력화 된다. 함대나 비행기에 EMP탄이 터지면 순간적으로 제어기능을 잃어버려 추락하거나 방어기능을 작동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우리 군 운용의 핵심장비라 할 수 있는 C4I 또한 마비될 수 있어 치명적이다. C4I가 멈추면 전쟁발발 시 작전수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군사지휘시설에 대한 EMP 방호시설 공사가 최근 마무리 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특정 장소를 전쟁지휘소 개념으로 운용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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