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에 대한 내부 비판 어디까지 왔나

기사등록 2017/03/03 05:38:52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국정원이 최근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체제 비판을 비롯해 우상화 작업에 이상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체제 비판은 철저히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적발 시에는 엄청난 화를 입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김씨 일가에 대한 비방 등이 빈번해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그만큼 김정은 정권의 내부 균열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동향에 대해 보고하면서 이같은 북한 내부 사회 동향 보고도 함께 했다. 이 국정원장은 "최근 북한 사회 내부에서 체제 비방에 대한 낙서가 직장·학교·핵심 군부대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각종 우상화물 훼손사건도 빈발하는 등 체제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1월 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보위성에 대한 검열을 통해 김원홍 보위상을 숙청한 것을 계기로 오히려 대내외 체제불안 요인만 키우게 됐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정남 피살도 체제불안 요소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차관급 정도인 보위상 부상급들 인사 가운데 5명 이상이 고사포로 총살됐고, 검열도 지속되고 있어 추가 처형이 있을 수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최근 보위성 내부의 김정일 동상이 치워진 사실도 확인했다"며 "국정원은 그동안 보위성에 대한 주민들 원성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북한 사회에서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북한에서는 이들에 대한 우상화 정책을 오래전부터 펴온 탓에 수령에 대한 절대충성이 유지돼 왔다. 하지만 김정은이 공포통치를 일삼으며 수령은 물론 체제비판 횟수도 점점 늘어났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탈북민은 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사회가 옛날에 비하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존칭 사용 부분이 크게 달라졌다"며 "이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을 막 불러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정은이'라고 대놓고 언급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물론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는 못하지만 가정이나 동네 주민들끼리는 스스럼 없이 수령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집권으로 과거보다 감시와 통제가 더욱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감시망을 벗어나 체제비판의 경우가 더욱 늘어났다는 것이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른 탈북자는 "최근 탈북자들의 통계를 보면 체제비판 비율이 과거와 달리 늘어났다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비교적 잘 사는 집안 사람들이 탈북을 해서 통계가 그리 잡힌 줄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시골 오지마을 보다는 평양 등 대도시에서 무분별하게 체제비판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마을 사람의 수가 적은 시골은 '불순한 발언'을 하면 쉽게 적발되기 마련이지만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불만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과거에는 공공장소 등에서 최고존엄을 모독할 경우 곧바로 정치범 수용소 등으로 끌려갔지만 최근에는 돈이 궁하다보니 뒷돈을 찔러주면 눈감아 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들켜도 살 수가 있구나'라는 인식이 퍼지다보니 쉽게 공화국에 대한 불만 표출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北 김정은에 대한 내부 비판 어디까지 왔나

기사등록 2017/03/03 05:38:5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