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외원조 예산 삭감에…전 세계 구호단체에 찬바람

기사등록 2017/03/01 17:52:10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임기 첫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3.0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임기 첫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3.0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무부의 대외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의 자선단체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하루 전 유엔의 인도주의적 활동에 동참하는 전 세계 100여 개의 구호단체가 미국 의회와 상원의 주요 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이 유엔 프로그램에 자금지원을 계속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재정면에서 인도주의 단체에 가장 큰 금액을 기부하는 국가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해 미국이 약 64억달러(약 7조2320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전체 기부액인 221억 달러의 약 29%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는 각국 정부나 유엔난민기구(UNHCR), 유니세프,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 2월 27일 대외원조 예산을 줄이고 국방비를 전년 대비 10%인 540억달러(약 61조200억원) 증액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첫 정부 예산 초안을 발표하면서 위기가 닥쳤다. 트럼프는 이어 28일 취임 후 가진 첫 의회연설에서 "나의 임무는 세계가 아닌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예산안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구호단체들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시기에 미국이 원조를 줄이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난민이 있는 시기다. 남수단과 나이지리아, 예멘, 소말리아에서만 긴급 원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2200만명에 달한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게일 스미스 처장은 "우리가 예산을 줄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직결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얀 에겔란 사무총장은 "난민의 수가 6500만 명을 넘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친 오늘날 원조예산 삭감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냐"며 "이는 미국을 더 크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군인단체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 27일 데이비트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포함한 120여 명의 퇴역 장성들이 트럼프의 예산안에 반기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분쟁을 예방하고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군복을 입을 일이 없도록 해 주기 위해서 대외원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리오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대외원조는 자선이 아니다"며 "전체예산의 1%도 안 되는 돈으로 국가 안보를 지키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다음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리는 "우리가 무엇을 예측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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