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출국금지' 발묶여 '中 사드보복' 우려에도 속수무책

기사등록 2017/02/27 11:12:54

매년 中 등 해외출장 다니며 현지 유력 정치인 등 만났지만
지난해 6월 이후 국내서 발묶여…3월 '보아오 포럼'도 불참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롯데그룹이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과 관련, 국방부와 이달 중 최종 계약을 맺기로 한 가운데 중국의 對롯데 압박 수위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특검수사로 인해 출국금지 당한 상황이라 중국 유력 정치인들과의 만남뿐 아니라 현지 사업장에 대한 점검조차 못하고 국내에만 머물러 왔다. 그룹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는데 수장의 손발은 묶여버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매년 한일 경영을 위해 수시로 일본을 오가는 것 외에도 여러차례 다른 국가로 해외 출장을 떠나 국가원수나 글로벌 기업인을 만나왔다. 그러면서 롯데 계열사들이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 또는 기존 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힘을 실어주거나, 신사업 구상과 관련된 정보들을 얻으며 롯데그룹의 경영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시작된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로 10월까지 4개월간 출국금지된데 이어 이번 특검수사로 인해 다시 출금 조치를 당해 여전히 중국 등 해외 출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당장 3월말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참석도 불가능하다. 對中 민간 외교채널인 이번 포럼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국 측 인사들을 만나 사드와 관련된 롯데 측의 경영애로를 전달할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셈이다.

 물론 그룹 내 중국통 CEO의 대리 참석은 가능하겠지만, 격(格)을 따지는 비즈니스 미팅의 성격 상 신 회장의 직접 참석과는 파장이 달라진다. 그룹 총수급의 해외 출장은 현지 미팅 일정 조율 등의 이유로 최소 한두달 전에 참석 여부를 밝혀야 하는데, 행여 참석 약속을 취소했을 경우 기업 신인도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일단 '신 회장의 불참'을 주최 측에 통보한 상태다.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의 대면보고 등 스킨십이 줄어들면서 신 회장의 일본 롯데에 대한 장악력마저 예전만 못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신 회장에 대한 구속 가능성에 일본 측 경영권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처했던 적도 있는데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공격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중국의 보복 위협 등 리스크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지난해 국방부와의 합의대로 사드부지 제공을 하기로 했는데 너무 기업 경영이 가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수차례 압수수색이 끝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그룹을 경영 중인 총수인데 도주할 우려도 없는데 수사를 위한 출금인지 보여주기식 출금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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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출국금지' 발묶여 '中 사드보복' 우려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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