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양석조·이복현 검사의 '결기'…수사 방해 반발 '사표' 이력

기사등록 2016/12/05 20:17:17

최종수정 2016/12/28 18:01:34

양석조 과장, 민간인 불법사찰 때 검찰 수뇌부 수사 방해 반발 사표
 이복현 검사, 국정원 댓글사건 때 황교안 장관 등 수사 방해 반발 사표
 법조계 "두 사람 결기 있고 수사 잘해…마음 고생도 많이 한 사람들"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사건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현직 검사 10명 중 양석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사법연수원 29기)과 이복현 춘천지검 검사(32기)에게 검찰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양 과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실 공직자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을, 이 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 수뇌부의 부당한 수사방해에 울분을 느껴 사표를 던졌던 인물들이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사건에서 법무·검찰 내부 시스템이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인 셈이다. 

 우선 양 과장은 지난 2012년 4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팀에서 수사를 하다가 4월 초 갑자기 사표를 제출했다. 이미 한번 부실수사로 망신을 당한 검찰이 재수사를 하면서도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수사 방해를 한다는 게 사표 제출 이유였다.

 당시 수사팀은 지난 2010년 1차 수사 당시 증거인멸 의혹이 제기됐던 김경동 행정안전부 주무관의 자택에서 USB(이동식저장장치)를 확보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데이터 복구를 의뢰했지만, 관련 자료는 좀처럼 수사팀에 넘어오지 않았다. 해당 USB에는 'VIP 일심 충성문건‘ 등 불법사찰 의혹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들어 있어 수사팀으로서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자료가 일선 수사팀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한 장본인이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은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현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것을 안 양 과장이 실망감을 느끼고 사표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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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사표를 쓴 검사는 없다. 수사팀 내 한 검사가 너무 일이 몰리자 지쳐서 잠시 안 나왔을 뿐이다"라는 식으로 거짓 해명을 했지만, 양 과장의 사표 제출 사실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태가 커질 것 같자, 최 수석이 사표 제출 다음날 양 과장의 집 앞으로 찾아가 설득한 끝에 그는 결국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5일 "최 수석과 양 과장은 최 수석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할 때 양 과장이 기조부 검사를 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다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양 과장이 최 수석에게 실망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했고 사태가 커질 것 같자 최 수석이 집 앞으로 찾아가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검사는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사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수사팀은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검찰 수뇌부를 통해 법무부에 전달했지만, 현재 국무총리인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수사팀의 의견을 보름이나 뭉개고 있던 때였다.

 청와대와 황 장관의 뜻이 워낙 완강해 수사팀이 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되 불구속기소 할 수 있다고 한발 양보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시 황 장관은 선거법을 적용하는 것은 당연히 안 되는데다, 그 사건을 기소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수사팀에게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였다.

 검찰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황 장관이 보름동안 원세훈 원장 기소 건에 사인을 해주지 않자 이 검사가 사표를 쓰고 가버렸다"면서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윤석열 수사팀장에게 '이 검사를 데리고 오라'고 해서 윤 팀장이 이 검사를 총장실 옆방으로 데리고 갔고, 채 총장 등이 설득해서 사표를 거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 검사를 '윤석열 키즈'라고 하는데는 나름대로 그런 이유가 있다"면서 "이 검사 뿐만 아니라 양 과장도 결기있고 수사를 잘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권의 명운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음 고생 또한 많이 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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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양석조·이복현 검사의 '결기'…수사 방해 반발 '사표'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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