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 더 오르기 힘들다' WSJ

기사등록 2016/10/27 20:14:16

최종수정 2016/12/28 17:50:44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위기를 연료로 삼아 쑥쏙 커온 강(强) 달러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달러화 가치가 올 들어 1.8% 떨어졌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달러화는 이달 들어 2.6% 상승하며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이 올랐지만, 연간 상승 흐름은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는 ▲2014년 12.5%, ▲2015년 8.6% 각각 올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달러가 유지되기 힘든 배경으로는 미덥지 못한 미국경제가 꼽혔다.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와 물가상승률 등 주요 지표에 비춰볼 때 통화 강세의 흐름이 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신문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이러한 경기 둔화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의 투자은행인 UBS 자산관리 부문에서 통화 운용 전략을 담당하는 토마스 플러리 대표는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른 뒤에는 조정이 언제 발생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6년간 이어져온) 달러 랠리가 마침내 종언을 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월 랠리를 수익실현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달 8일 미국 대선도 달러 약세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양측이 사사건건 대립하며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쓰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데이비드 우 통화리서치 부문 대표는 “정치가 달러에 이번처럼 중요하던 시기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달러화가 6년간의 강세를 끝내고 약세로 돌아서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달러화 표시 국제유가의 가격이 오르며 자원 수출에 기대온 신흥국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WSJ은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며 경상 수지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 가치 하락은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자국 기업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통화 전쟁을 벌여온 일본 등 주요국의 손발을 묶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가상승, 수출 증대 등 두마리 토끼를  좇아온 이들의 양적완화책정책이 달러 약세로 근본적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시장의 전문가들이 모두 이러한 달러 약세 시나리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도이체방크에서 주요 10개국 통화의 거래 전략을 담당하는 알란 러스킨 대표는 “미국이 기준금리 사다리를 계속 올라가는 한, 강 달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달러화 가치는 지난 2011년 이후 주요 국가의 통화에 비해 평균 36%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스위스 프랑화를 제외하고는  주요국 통화를 모두 제쳤다. 달러화는 앞서 2014년에는 세계 외환 시장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챔피언'에 등극했다고 WSJ은 전했다. 통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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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가치 더 오르기 힘들다'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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