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청도 전면 취소 또는 축소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경찰 조직의 생일을 맞아 21일 열린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은 예년과 달리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관계자와 각계각층의 일반내빈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을 주제로 국민의례, 경찰청장 인사말, 홍보영상물 상영, 유공자 포상, 치사, 축하공연, 경찰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묵묵히 치안현장을 지키고 있는 일선 경찰관의 노고를 치하하고 반듯하고 깨끗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경찰이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국민에게 늘 경찰에 힘이 되어줘 감사하다는 뜻도 전했다.
민간과의 협업 치안을 통해 안전한 나라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치안협력단체 회원 30여명과 현직 경찰관 60명으로 이뤄진 '공동체 치안 합창단'의 합창 공연도 펼쳐졌다.
하지만 지난 19일 오패산 터널 총격사건으로 숨진 고(故) 김창석 경감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행사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이철성 경찰청장은인사말에서 "경찰의 날을 이틀 앞두고 안타깝게 순직한 고(故) 김창호 경감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본래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기념식 식전행사에 소녀 명창 송소희와 인기 여자 아이돌 그룹 등의 축하공연을 준비했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취소했다.
전북경찰청은 경찰의 날 행사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김 경감이 범죄와 싸우다 숨진 상황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경기남·북부청과 인천청은 기념식을 내부 행사롤 진행했다. 수상자 외에 외부 인사는 일절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축하공연 및 다과회, 체육대회도 모두 취소한 상황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날을 이틀 앞두고 순직한 김 경감을 두고 생일을 맞았다고 마냥 기뻐할 수가 없다"며 "김 경감 한 명의 일이 아닌 우리 경찰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남기투쟁본부는 경찰의 날 기념식 시작 전인 이날 오전 9시55분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해야할 일은 축하나 자화자찬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라고 주장하며 농민 고(故) 백남기씨의 부검 시도를 중단하고 백씨를 숨지게 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