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의병장 머리 잘라 가마솥에 삶은 일본군 만행 고발

기사등록 2016/06/27 13:43:03

최종수정 2016/12/28 17:16:26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한말 의병탄압에 나선 일본군이 의병장을 총살한 뒤 목을 자르고, 그 두부(頭部)를 가마솥에 넣고 삶은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한 사실의 전모를 밝히는 논문이 발표된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박민영 선임연구위원이 28일 제324회 월례연구발표회에서 '고성(高城) 의병장 권형원의 의병투쟁과 단두 부전(釜煎) 수난'을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독립기념관이 발표회에 앞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고성군 서면 송탄리(松灘里) 출신의 권형원(1854∼1907)은 1896년 민용호가 이끌던 강릉의병 예하의 고성 유진장(留陣將)으로 활약하던 의병장이다.

 향반 출신이던 그는 당시 동해 연안 어장을 침탈하던 다수의 일본인 어부들을 잡아 처단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상인들의 상권 침탈행위도 단죄하는 등 이 지방의 항일투쟁을 선도한 인물이었다.

 그는 1907년 10월20일 의병 350명과 함께 고성읍을 습격해 주둔해 있던 일본군 분견대(51연대 9중대 소속의 1개 소대 규모)를 유린한 뒤 철수했다.

 박 연구위원은 논문을 통해 분풀이에 나선 일본군은 권 의병장을 체포한 후 총살하고 시신에서 목을 잘랐고, 잘라낸 두부를 일본군 수비대 본부가 있던 장전항(고성 북쪽)으로 가져가 가마솥에 넣고 삶는 끔찍한 만행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총살, 단두, 부전으로 이어지는 세 차례 만행이 연속적으로 가해진 이 참상은 한국을 침략하던 일본군이 보여준 반인륜, 반문명의 야수적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처참하게 수난을 당한 권 의병장의 두골은 30여 년이 지나 일본에서 발견돼 권형원에게 만행을 가한 일본군이 그의 두골을 자국으로 강제 반출했던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 같은 사실은 1930년대에 일본 이와테(岩手) 의과대학을 다니던 권형원의 14촌 아우 권증원이 재학시절 수학여행에서 모 신사(神社)를 찾았을 때 거기에 비치된 '강원도(江原道) 권형원(權亨源)' 표식이 있는 두골을 목격하고 유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해줌으로써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의병전쟁에 참여해 항일전을 벌였던 권 의병장의 순국 수난 참상은 한국의 국권을 강탈하던 일본 군국주의의 야수적 속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일제 침략으로 야기된 민족수난의 고단한 형세와 참담한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한국 근대사의 비극의 한 단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토론은 1995년 북해도대학 동학군 유골 방치사건을 폭로한 원광대 박맹수 교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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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의병장 머리 잘라 가마솥에 삶은 일본군 만행 고발

기사등록 2016/06/27 13:43:03 최초수정 2016/12/28 17: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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