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특사 회동 후 우크라 넘어 유럽 전체 포함 가능성 언급
EU "유럽 안보는 유럽이 결정"…나토 축소 가능성 일축
러시아 영향력 확대 우려…내주 아부다비 종전 협상 주목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체계까지 다룰 수 있다고 밝히자 유럽 각국이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를 계기로 옛 영향권을 되찾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회담했다. 그는 회담 뒤 "큰 협정이 체결될 것이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더 많은 국가가 포함될 것"이라며 "유럽 전체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같은 날 엑스(X)에 미국이 "장기적인 유럽 안보와 안정을 위한 지속 가능한 체계"를 포함해 모든 당사자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주변국의 주권을 약화하려 하고, 미국이 유럽 안보를 희생시키며 러시아와 합의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6일 "유럽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EU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쿠슈너의 발언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 유럽 안보 협상을 병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토를 변경하거나 주둔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의 안보 우려에 대한 해법이 평화협정에 포함될 수 있다고 처음 인정했다. 다만 유럽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의 영향력이나 주둔 규모를 줄이는 것은 "동맹의 약함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다음 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비공식 협상에 관여한 관계자 2명은 의미 있는 휴전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겨울철 공습으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협상의 초점을 영토에서 안보 보장 문제로 옮겨 시간을 끌면서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입지를 약화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나머지 영토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종 합의에서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보장하는 대가로 추가 영토 양보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은 미국 주도의 협상에서 발언권을 키우려 하지만 대응 방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의 대응이 "분열되고 조율되지 않은 상태"라며 협상에서 영향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정상들은 다음 주 정상회의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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