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단련부터 정신 함양까지 장점 꼽아
"나이, 성별 등 차별 없어…전 세계 인기"
유네스코, 등재 위한 민관 협력 긍정 평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오는 30일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2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에서 북한이 신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가 대표목록 단독 등재가 유력하다.
국가유산청은 향후 확장 등재나 단독 등재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뒷북' 비판은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단독 등재에 성공한 만큼 전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북한이 무형유산위원회에 제출한 단독등재 신청서를 보면, 북한은 태권도에 대해 각 글자가 발과 손, 정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태권도는 3200개 동작과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표현하는 품새 24개, 겨루기 유형 6개, 심신 단련, 자기방어로 구성됐다.
신체적 조건이나 나이, 성별과 장소에 제약이 없으며, 정의감, 애국심, 강인함 등을 기를 수 있다. 기술과 덕목에 따라 10개 등급, 9단으로 나뉜다.
또 많은 수련자들에 의해 도제식으로 전승된다. 북한 내 주요 단체는 '조선태권도련맹'과 '조선태권도위원회' 등이 있다.
신청서에는 "인기 있는 전통무술로서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게 하고 정체성과 연속성을 고취한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나이, 성별, 정치적 견해, 종교적 신념, 국적에 차별받지 않는다"고 명시한 부분도 눈에 띈다.
장점으로는 건강 문제 해결, 아동 신체 발달, 여성의 사회적 지위 강화 등을 적었다.
2022년 북한이 태권도를 '국가비물질문화유산목록'을 갱신할 때 서류를 보면, 북한 측은 고조선이 한반도에서 무술의 기원이라고 설명하며, 황해남도에 있는 안악3호분에 두 군사가 수박을 하는 장면을 언급한다. 이런 기풍이 외세의 침략에 맞서는 데 크게 역할 했으며, '청구영언' 속 여러 사람들이 택견을 즐겼다고 나오는 점도 짚는다.
북한은 여기서 이런 전통무술을 토대로 국제태권도련맹의 초대 총재 최홍희가 20세기 중엽에 태권도를 창시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국제태권도연맹(ITF)의 활동으로 백수십여 개 나라가 태권도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2023년 작성된 조선태권도련맹의 동의서에도 "우리 인민이 력사적으로 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유산"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체제 선전을 위한 서술도 있다. '절세위인들의 령도업적'에 관해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현명한 령도에 의하여 태권도는 널리 보급되고 발전하여왔다"며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민족전통을 살려 나갈 데 대하여 가르쳐주시면서 전 사회적으로 태권도를 널리 장려하도록 이끌어주시였다"고 적었다.
북한 측은 이번에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와 함께 국가비물질문화유산 태권도 개요, 관련 단체 동의서 및 성명서 등을 함께 제출했다.
위원회는 결정문 초안을 통해 북한의 태권도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위한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구성원 간 교류 촉진, 공동체 정신 함양,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 상기, 문화적 다양성 반영, 사회적 통합, 여성의 역량 강화, 견고한 전승 체계 등이 고려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구상 단계부터 수련자, 대표 기관, 단체, 개인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했다"며 우리나라와 달리 민관이 오랫동안 등재를 위해 협업했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번 신청은 모든 단계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광범위한 태권도 공동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마감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태권도가 '국가비물질문화유산목록'에 이름을 올린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우리나라는 '전북 겨루기 태권도'만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에 등재돼 있다.
북한의 태권도 단독등재가 결정되는 이번 무형유산위원회는 중국 샤먼에서 고정(Gao Zheng) 중국 문화관광부 부부장이 의장을 맡아 진행한다.
위원국은 24개국으로 알바니아, 알제리, 바베이도스, 불가리아, 캄보디아, 중국, 지부티, 도미니카 공화국, 프랑스, 과테말라, 기니, 아이티, 인도네시아, 일본, 말리,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오만, 필리핀, 스페인, 우간다,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 잠비아다.
개회와 폐회를 포함해 총 안건은 19건이고, 이 중 북한의 태권도와 우리나라의 한지 등의 대표목록 등재는 7.b 안건으로 내달 1~3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올해 4월, 통일부는 6월에 태권도 공동등재 추진과 관련한 공식 서한을 각각 유네스코 사무총장 앞으로 보냈다.
유산청 측은 "비록 태권도가 북한의 단독등재가 되더라도, 우리나라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대표목록에 '단독등재'되거나 '확장등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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