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플랫폼법 변수…쿠팡·배민 통상 압박 거세질까[블루웨이브 K-유통 셈법①]

기사등록 2026/11/08 11:00:00

美중간선거서 민주당 상·하원 탈환…트럼프 견제 본격화

미국 산업단체 5곳, USTR에 반대 서한…입법 향방 주목

"온플법, 통상마찰 가능성…정책우선순위여부 지켜봐야"

[디모인=AP/뉴시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조시 투렉 아이오와주 하원의원이 3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중간선거 개표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26.11.04.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한국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를 앞세워 한국의 플랫폼 규제에 문제를 제기해 온 가운데, 미국 의회 권력 재편이 통상 압박의 강도와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가 관건이다.

특히 미국 기업인 쿠팡을 비롯해 배달의민족 등 국내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모두 확보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의 견제를 받게 됐다. 다만 새로운 의회는 내년 1월 출범하는 만큼 당장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주요 경제·산업단체들이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에 공동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미국 의회 구도 변화가 향후 통상 압박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미국 상공회의소와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경쟁기술협회(ACT), 서비스산업연합(CSI), 소프트웨어정보산업협회(SIIA) 등 5개 단체는 지난 2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공동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플법과 배달 플랫폼 규제 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이 미국 디지털 기업에 차별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해당 법안들이 지난해 한미 양국이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JFS)에 담긴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비차별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은 '미국 기업이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차별받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합의했는데, 한국 정부와 여당이 이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USTR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9일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가 보이고 있다. 2026.10.09. yesphoto@newsis.com
온플법에 대해서는 1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디지털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면서도 한국과 중국의 일부 경쟁업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주장했다.

배달 플랫폼 관련 법안에는 중개·광고·배달 수수료 총액을 주문 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법안에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금전적 제재와 형사처벌 조항이 담긴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는 한국 당국이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려 하고 있다며 연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쿠팡과 배달의민족이 이번 미국 의회 구도 변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미국에 설립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Inc.가 국내 사업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커머스뿐 아니라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도 운영하고 있어 관련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 역시 향후 미국 기업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계열이지만, 미국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지난 7월 DH를 약 148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우버와 DH의 기업결합 사전심사에 착수했으며, 인수 절차는 내년 하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가 최종 완료되면 국내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과 2위인 쿠팡이츠 모두 미국 기업을 최상위 모회사로 두게 된다.

이처럼 국내 주요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미국 산업계와 맞물린 상황에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관련 규제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서울=뉴시스] 배달의민족 로고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주당은 대형 기술기업의 독점과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규제하는 데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 내에서도 플랫폼 규제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민주당의 의회 내 영향력 확대가 한국의 입법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 기업의 해외시장 접근과 자국 기업 보호는 양당 모두 중시하는 사안인 만큼 통상 압박이 곧바로 완화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USTR은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 조직으로, 의회 구도 변화와 별개로 한국의 플랫폼 규제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플랫폼 규제가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미국 의회 구도 변화에 따라 압박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법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더라도 실제 규제 효과가 미국 기업에 집중된다면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의회 구도 변화로 한국의 플랫폼 규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권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원래 동맹 우선주의"라며 "의회 구도가 바뀌면 정책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앞으로 민주당과 협상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미국에서는 물가와 고용 등 국내 경제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라며 "한국의 플랫폼 규제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9일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라이더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2025.06.09. 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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