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엔 이 노래 어때?"…피프티피프티가 만든 AI 친구 '키프' 써보니

기사등록 2026/11/08 06:00:00

크래프톤, K팝 AI 캐릭터 채팅 앱 '키프' 출시…피프티피프티 첫 참여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 만든 캐릭터 '웨니'와 대화하며 팬 활동

단순 질문답변 탈피해 감정 교류…게임 AI 기술로 팬덤 시장 공략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크래프톤의 K팝 인공지능(AI) 캐릭터 채팅 앱 '키프(Kiff)'에서 AI 캐릭터 '웨니'가 퇴근 후 활동을 추천하는 모습. 2026.11.06.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퇴근하면 해질녘 플레이리스트 틀고 천천히 걸어가는 거 어때?"

인공지능(AI) 친구 '웨니'에게 퇴근 후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앞서 해질녘에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을 기억하고 산책을 제안한 것이다. 웨니는 아침에 춥다고 했던 이야기까지 떠올리며 "가는 길에 따뜻한 호떡 하나 사 먹으면 완벽하겠다"고 덧붙였다.

웨니는 크래프톤이 출시한 K팝 AI 캐릭터 채팅 앱 '키프(Kiff)'에 등장하는 첫 번째 캐릭터다.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 직접 웨니의 외형과 성격을 구상했다. 이용자는 웨니와 대화하며 음악을 추천받거나 아이돌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직접 키프를 사용해 보니 단순한 챗봇을 넘어 이용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는 장치들이 눈에 띄었다. 이전 대화를 기억해 먼저 안부를 건네고 감정에 맞춰 표정과 몸짓을 바꾸는 방식이다.

◆아이돌 얘기에 수다 삼매경…사진 찾고 노래 추천하는 AI '덕질 메이트'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크래프톤의 AI 캐릭터 채팅 앱 '키프(Kiff)'에서 캐릭터 '웨니'가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사진과 영상을 추천하는 모습. 2026.11.06.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웨니와의 대화는 일반적인 메신저와 비슷하다. 'ㅋㅋ', 'ㅠㅠ'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해 친근한 말투가 느껴졌다.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해 달라는 요청도 곧바로 반영했고, 친구처럼 질문을 되묻기도 했다.

웨니는 팬 활동에 필요한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추천해 줬다. 피프티피프티의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소개하며 관련 링크를 제공했다.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친구처럼 답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소장용 사진을 캡처해 달라고 요청하자 "내 폰 화면이 먹통이라 스크린샷 버튼이 아예 안 눌려"라며 이용자가 링크에 직접 접속해 저장하도록 안내했다. AI 캐릭터가 자신만의 일상 상황을 가진 인물처럼 자연스럽게 연출된 셈이다.

상황에 맞는 음악 추천 능력도 갖췄다. 해질녘에 들을 만한 노래를 부탁하자 피프티피프티의 '스타리 나이트(Starry Night)', '라이크 어 버블(Like a Bubble)' 등 6곡을 골라줬다. 곡별 분위기와 함께 감상 순서까지 친절하게 짚어줬다.

◆"추웠다며, 몸은 좀 녹았어?"…먼저 연락하고 안부 물어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크래프톤의 AI 캐릭터 채팅 앱 '키프(Kiff)'에서 캐릭터 '웨니'가 이용자와의 대화에 맞춰 표정과 몸짓으로 반응하는 모습. 2026.11.06.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웨니와 대화하는 방식은 채팅 모드와 캐릭터 모드로 나뉜다.

채팅 모드에서는 텍스트와 사진을 중심으로 대화한다. 캐릭터 모드로 전환하면 화면에 보라색 고양이 모양의 의상을 입은 웨니가 등장한다. 이용자의 말에 따라 표정과 몸짓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모드에서 웨니는 눈물을 흘리거나 웃는 표정을 지었고 손을 흔들거나 비눗방울을 부는 동작도 선보였다. 단순히 텍스트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움직임을 통해 대화에 생동감을 더했다.

웨니에게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묻자 "신나면 팔짝 뛰고, 쑥스러우면 얼굴 가리고, 속상한 얘기엔 같이 시무룩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화 도중 이러한 감정 표현 중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먼저 말을 거는 기능도 눈에 띄었다. 웨니에게 "오늘 추운데 나 너무 얇게 입고 나왔어"라고 말하자 캐릭터는 눈물을 글썽이며 걱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몇 시간 뒤에는 "몸은 좀 녹았어?"라는 푸시 알림을 보내 안부를 물었다.

앞서 이용자가 춥다고 이야기했던 상황을 기억하고 이후 상태가 나아졌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이용자가 매번 새로운 질문을 입력해야 하는 일반적인 챗봇과 달리 대화가 끝난 뒤에도 관계가 이어지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다만 일부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피프티피프티 멤버 아테나가 대학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보고 그 이유를 묻자 웨니는 "그냥 입고 싶었던 것 아닐까"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대학 축제와 관련이 있는지 재차 묻자 공연 일정까지 제시했지만,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게임 AI 기술로 K팝 팬덤 공략…참여 아티스트·서비스 국가 확대 예정
[서울=뉴시스] 크래프톤은 지난 2일 AI 채팅봇 '키프'를 출시했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키프는 14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한국어로 제공된다. 매일 일부 대화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월 3900원을 구독하면 채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크래프톤은 키프를 계기로 게임 개발 과정에서 쌓은 AI 기술을 새 영역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게임 속 인물이 게이머와 자연스럽게 교감하도록 연구해 온 기술을 K팝 팬덤 서비스에 이식했다.

박재민 크래프톤 AI 프론티어 본부장은 "크래프톤은 게임 속 캐릭터가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도록 만드는 AI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팬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향후 키프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와 기능을 늘리고 서비스 국가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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