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무역금융펀드 232억원 불완전판매
전직 임원, 감봉 3개월 통보받자 소송 제기
法 "피해배상 등 감경사유 고려 안 해 위법"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232억원 규모의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독책임을 물어 삼성증권 전 임원에게 내린 감봉 상당의 제재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삼성증권 전 임원 A씨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금융투자업자 퇴직직원 조치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삼성증권의 무역금융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감봉 3개월 상당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22년 수시검사를 통해 삼성증권이 2019년 6~8월 무역금융펀드 3종을 전문투자자 10명에게 총 11건, 232억원 상당 판매하면서 원금회수가 확실하다고 오인할 만한 내용으로 투자를 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금감원은 2025년 5월 A씨의 감독책임을 물어 삼성증권에 감봉 3개월 상당의 조치를 통보했다.
A씨는 금감원이 법령상 감경사유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유사 사건과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고, 위반행위 종료 후 약 5년 9개월이 지나 제재한 것도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금감원이 제재 수위를 결정하면서 피해 규모와 투자자 유형, 피해회복 정도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NH투자증권의 불완전판매 사례와 비교해 삼성증권의 피해자가 10명으로 적고 모두 전문투자자였으며, 기관제재도 경고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A씨에게 다른 사건의 감독자들과 동일한 제재를 내린 것은 각 규정에 의한 참작사유 등 양정 요소를 적절하게 고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피해자 10명 중 9명에게 달러 기준 투자금의 80%에 해당하는 배상금을 지급했음에도 금감원이 이를 감경사유로 고려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감경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거나 감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한 나머지 처분을 감경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그것만으로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감봉 3개월 상당의 처분이 확정되면 A씨가 3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며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같은 정도의 중대한 제한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됐고 위반행위 이후 약 5년 9개월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보다 가벼운 제재조치로도 공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며 감봉 3개월 상당의 통보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삼성증권이 판매한 TA무역금융펀드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무역시장 침체로 환매가 지연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당초 투자금의 약 20~30%만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증권은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달러 기준 투자금의 80% 수준을 배상했고, 금감원은 지난해 5월 부당권유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삼성증권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